◎무대·객석 일체 신명난 한마당산조는 국악의 기악독주 중 가장 탄탄하고 무르익은 기교와 감수성을 요구한다. 연주자들은 할수록 첩첩산중으로 들어가듯 어렵고 깊어지는 게 산조라 하고 듣는 이들은 산조를 제대로 탈 줄 아는 이를 일러 명인이라 한다.
지난달 28일 연강홀에서 열린 「젊은 산조」는 20∼30대 젊은 국악인들의 잠재력을 보여준 무대였다. 이태백(아쟁) 서영호(대아쟁) 김성아(해금) 문경아(가야금) 허윤정(거문고) 박경현(피리) 이용구(대금·퉁애) 유경화(철가야금). 이들은 함께 또는 아쟁·대아쟁·해금, 거문고·철가야금이 짝을 이뤄 질펀한 가락을 들려줬다. 장구채를 잡은 젊지 않은 김청만명인은 이들의 연주가 좀 처진다 싶으면 추어주고 너무 내달리면 수굿이 끌어내려 소리를 다잡아 주었다.
본디 독주곡인 것을 여럿이 어울려 낭창낭창 이리 섞이고 저리 갈리며 가락을 타니 감흥이 별스러웠다. 장단이 빠르게 몰아달릴 때는 거친 숨결 같고 세찬 물결 같은 흥취가 무대에서 객석까지 이어져 나중에는 청중이 던지는 추임새가 숫제 아우성처럼 터져나왔다.
「얼씨구」 「좋지」 「잘한다」 로도 모자라 휘파람을 불고 발을 구르고 앙코르를 외쳤다. 한 판 잘 놀았다는 건 이런 자리를 두고 하는 말일 것이다.<오미환 기자>오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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