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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중심 문학사 서술에 반기/조동일교수 「세계문학사의 허실」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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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중심 문학사 서술에 반기/조동일교수 「세계문학사의 허실」출간

입력
1996.04.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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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릇된 세계인식 바로잡는 방향 제시”『인도는 자본주의 발전을 이룩하지 못했으므로 역사가 없고, 따라서 문학도 없다는 주장은 문학사에서는 전혀 부당하다…지배자의 문학은 우월하고 피지배자의 문학은 열등하다고 할 수 없다』

우리 학문의 자립을 주창해온 조동일 서울대교수가 「세계문학사의 허실」(지식산업사)을 출간, 유럽권에서 씌어진 세계문학사가 편견과 자기우월주의에 사로잡혀 있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조교수는 『세계문학사 서술에 나타나는 유럽중심주의 또는 동양주의의 전모를 남김없이 드러내고, 세계문학사를 정당하게 서술해 그릇된 세계인식을 바로잡는 방향을 명확하게 제시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조교수는 이미 「한국문학과 세계문학」이라는 저서에서 서양문학이 세계문학이라는 관점을 거부했다. 동남아시아, 인도, 아랍, 아프리카등 제3세계문학을 제대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제3세계 문학연구입문」이라는 책도 냈다. 그 연구의 연장선에서 1839년 독일에서 나온 포르트라게의 「문학사강의」부터 지난해 성기조씨가 펴낸 「문예사조」까지 8개 언어권 37종의 세계문학사서적을 검토했다. 유럽에서 나온 세계문학사의 기본형과 그 변이형을 살피면서 마르크스의 역사이론에 바탕을 둔 제2세계 동구권문학사 서술의 한계를 따졌다. 중국 일본과 남북한등 동아시아의 세계문학사 서술내용도 비판하였다. 그는 제1세계에서 씌어진 문학사가 제국주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했으며, 제2세계의 문학사는 프롤레타리아 문학관에 사로잡혀 균형잡힌 서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한다. 일본등의 문학사연구도 기존 문학사의 아류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3년전 시작된 그의 연구는 앞으로 두 권의 책을 보태 3부작으로 마무리된다. 세계문학사는 어떠한 방향으로 써야 하는가를 다룰 「세계문학사의 이론」, 자신의 이론에 따라 실제로 세계문학사 서술의 모범을 보일 「세계문학사의 전개」 가 나머지 두 권이다.<김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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