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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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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6.03.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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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금인상을 둘러싸고 진통을 겪는 대학들의 모습을 또다시 보는 마음은 착잡하다. 10여개 대학은 등록금 인상에 반대해 어제부터 이틀간 동맹휴업에 들어갔다. 20여개 대학들은 수업거부 동참여부를 학과별로 결정하는 투표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서강대·한양대·건국대 학생들은 등록금인상 철회를 요구하며 총장실을 점거해 2∼3일째 철야농성을 벌이고 있다고 한다. ◆지난 89년 이래 새학년도만 되면 되풀이돼 온 대학캠퍼스의 등록금 인상저지투쟁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 것인가. 우리의 관심은 대학등록금의 인상폭에 있지 않다. 등록금 인상폭을 결정하는 방법과 대학재정운영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의 신뢰를 학교당국이 얻지 못하고 있는 데서 근본적인 문제가 비롯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대학교육의 70% 이상을 맡고 있는 우리 사학재단중에서 대학재정의 20% 이상을 전입금으로 부담하는 곳조차 없다. 1%의 전입금도 내지 못하는 재단마저 많다. 평균적으로 대학재정의 78%를 학생등록금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대학예산을 편성하는 단계에서 학생들의 양해를 구해 등록금인상률을 결정해야 한다. ◆등록금인상권한 행사를 해온지 8년이 되도록 그만한 지혜마저 터득하지 못해 해마다 학생들의 반대투쟁에 휘말린다면 대학당국의 현실인식과 적응력에 문제가 있다고 보지 않을 수 없다. 일부 운동권학생들이 등록금인상을 투쟁이슈로 삼아 동맹휴업쪽으로 유도하는 투쟁방식도 옳다고 볼 수는 없다. ◆미국의 사학들에 비하면 우리 사학의 등록금은 4분의 1밖에 안된다. 학생들이 등록금인상을 어느 정도까지는 감내하지 않으면 많은 사학들은 존립이 위태롭게 될 수도 있다. 내실있는 교육을 받으려고 대학에 갔다면 등록금부담의 무거움도 각오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겠다면 싼게 비지떡인 교육을 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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