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도덕성 연결… 여야 난타전/야도 「20억+α」 「1백억설」 고민총선유세현장에서 김영삼 대통령의 대선자금과 김대중 국민회의총재의 「20억+알파」문제는 약방의 감초처럼 등장한다. 모두 노태우씨의 비자금사건이 터지면서 제기된 사안들이다.
이는 3김정치시대의 도덕성여부와 직결되면서 사실상 3김의 마지막 대리전인 이번 선거의 최대 핫이슈중의 하나로 부각된다. 실제 초반 유세전에서 후보자들이 가장 첨예한 공방을 주고 받았던 것도 이 대목이었다. 이른바 「돈문제」에 대한 유권자들의 반응이 지극히 민감하다는 것을 의식하는 것이다.
일단 공세의 칼자루는 야3당이 쥐고있는 듯하나 야권의 태도도 똑같은 것은 아니다. 대선자금시비로부터 자유로운 민주당과 20억원수수의 부담을 안고 있는 김대중 총재, 대선때 민자당대표를 지낸 김종필자민련총재의 처지가 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반면 내심 이 문제를 가장 껄끄럽게 여기는 신한국당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과거의 잘못된 정치자금관행에 대한 책임을 공유하고 있는 야권의 두김씨가 대선자금문제를 호재로 여기는 것은 자가당착이라는 것이다.
신한국당은 우선 노태우씨나 검찰수사를 통해서 대선자금내역이 밝혀져야 한다는 입장을 줄곧 고수하고 있다. 대선자금내역을 털어놓고 정면돌파하자는 의견이 없지 않지만 야당이 또다른 꼬투리를 잡고 물고 늘어질 여지를 주지 않으려고 우회전략을 펴는 것이다. 그래서 초반에는 김대중 총재의 20억원 수수부분만을 집중부각시켜 김총재의 도덕성에 흠집을 내는 전술을 구사하고 사정을 봐가며 또다른 카드를 내놓겠다는 태도다.
반면 국민회의 후보들은 20억원수수에 대한 부담은 대부분 희석됐다고 판단하며 『한푼도 받지 않았다』는 김대통령의 말을 「세기의 거짓말」로 몰아 붙이고 있다. 이와 관련, 김대중 총재는 최근 장학로씨 축재비리를 대선자금문제를 관련지어 공세의 강도를 높여왔다. 『김대통령이 한푼도 안받았다고 거짓말을 하니까 측근들도 거리낌없이 부정을 저지른다』며 『모든 문제의 근원은 대선자금』이라는 논리이다.
민주당후보들은 3김을 향한 전방위적 공세를 펴며 어떠한 방법을 통해서라도 대선자금을 밝혀 내겠다고 벼른다. 김대통령의 대선자금, 김대중 총재의 20억원+알파설과 김종필 총재의 1백억원 비자금계좌설을 싸잡아 공세를 폄으로써 차별화를 이루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15대국회에서 정치권의 검은돈 비리를 밝혀낼 자격을 가진 유일한 정당이라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자민련은 총선전에 접어들면서 대선자금에 대한 공세강도를 급격히 높이고 있다. 김종필 총재는 유세장에서 『대선자금 문제를 덮어두고는 진정한 의미의 역사바로세우기라고 할 수 없다』고 목청을 돋운다. 김총재는 『김대통령이 솔직하게 대선자금사용내역을 밝혀야만 국민적 의혹이 해소될 수 있다』며 김대통령을 압박해가고 있다.
이같은 대선자금 공방이 표의 향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점치기는 어려우나 기존정치행태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신과 새로운 정치에 대한 기대를 높일 것만은 틀림없을 것같다.<이계성 기자>이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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