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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인천 부평을(4·11 하이라이트 33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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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인천 부평을(4·11 하이라이트 33선)

입력
1996.03.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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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중량급 3명 사활건 한판/“세대교체 대안” 선두 자신감­이명박/“YS와 승부” 강조 전의다져­이종찬/“신념있는 클린 정치인” 부각­노무현서울 종로는 선거때마다 시대를 관통하는 메시지를 던져왔다. 권위주의 정권이 강권통치를 하면 저항의 표를 던졌고, 야당이 분열하면 한쪽으로 힘을 몰아줘 분란을 정리했다. 또 장면(1대) 박순천(2대) 윤보선(3·4·5대) 유진오(7대) 등 야당사의 거물들을 배출한 곳이며 한국정치의 물줄기를 바꾼 「2·12 돌풍」(12대)의 진원지로서 이민우이변을 낳기도 했다.

종로가 줄곧 한국의 정치1번지로 불리어온 이유도 바로 이같은 정치적 비중 때문이다. 후보들도 이명박(신한국) 이종(국민회의)의원, 노무현(민주)전의원등 이번 승부에 자신들의 명운을 건 중량급들이다.

말그대로 란전으로 표현되는 선거전의 초반기세를 여론조사만으로만 보면 일단 이명박 의원쪽이다. 그러나 부동층이 50%가 넘는 데다 국민회의의 바람몰이, 장학로씨 축재비리파문, 전국구 공천헌금설등 변수들도 적지않아 막판까지 손에 땀을 쥐게하는 접전이 예상된다.

이명박 의원은 27일 가두유세에서 자신을 「세대교체의 대안」 「실물경제를 아는 전문가」로 부각시켰다. 결론은 『종로는 정치1번지라는 허명만을 안은채 도시가스보급률, 자가주택률, 재개발 꼴찌라는 낙후된 현실에 놓여 있다』며 『이제 그만 바꾸자』로 요약됐다. 이의원은 주적인 이종의원을 5, 6공의 중심인물로 설정한뒤 『지금 종로에는 일할 수 있는 정치인, 신선한 이미지를 원하는 기류가 팽배하다』며 당선권(35∼37%)을 크게넘는 승리를 자신했다.

이종의원은 4선의 경륜, 독립운동가의 종손등을 내세우며 상대방후보들을 아예 무시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이의원은 「아직 YS와의 승부가 끝나지 않았다」는 주제를 설정, 자신을 여야대결의 상징으로 등식화하며 『종로의 한표가 현정권의 실정을 심판하며 정권을 바꾼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그러나 이명박의원의 거센 도전을 의식, 오랫동안 다져놓은 조직과 호남표의 결속에 치중하고 있으며 『4∼5%의 차이로 무난하게 당선될 것』이라고 장담한다.

노무현전의원도 종로선거의 의미를 「정치사의 물줄기를 또 한번 바꾸는 계기」로 규정하며 이종의원을 변절자로, 이명박 의원을 재산은닉자로, 자신은 「클린 정치인」으로 대비시킨다. 『나는 옳은 길을 가야 한다는 신념때문에 YS의 3당합당, DJ의 분당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말은 유세장의 고정메뉴. 그는 『누가 정통야당이고, 누가 새시대의 정치인인지 이미 판명났다』고 주장하며 『야당표가 지역보다는 결국 명분을 찾아몰릴 것』이라고 기염을 토했다.<이영성 기자>

◎인천 부평을/지역개발­견제논리 접전/대우사장경력 “경제통” 호소­이재명/지명도 앞세워 야표 모으기­신용석

27일 상오 인천 부평구 산곡동. 한 아파트촌에 1톤 트럭을 개조한 유세차량이 들어선다. 『저는 대기업의 말단사원으로 입사해 세계각국의 오지를 누비며 산경험을 체득했습니다. 대부분 맡은 일을 성공시켰고 그 결과 입사 14년만에 그룹사장에 오르는 고속승진의 신화를 이루어냈습니다』 신한국당 이재명 후보의 개인연설회였다.

점심시간이 약간 지난 낮 12시30분 청천농장 앞 공터. 『정부의 독선과 독주, 무원칙이 실정원인입니다. 쌀값이 왜 올라가는지 아십니까. 정치를 잘못하니 경제를 잡을 수 없습니다』 국민회의 신용석후보는 이날 첫 개인연설회부터 현정부의 실정을 신랄하게 비판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부평을은 인천지역에서 가장 뜨거운 선거구중 하나이다. 급팽창과 야당강세라는 수도권 선거구의 전형적 특성을 갖고있다. 14대총선때까지 2개선거구였던 북구가 부평구와 계양구로 나뉘었고 부평구는 다시 2개 선거구로 분구됐다. 북구갑을에서 13대총선때는 각각 민주당과 민정당, 14대총선때는 무소속과 민자당후보가 당선됐다. 지난해 구청장및 시의원선거에서는 민주당이 압승했다.

이 지역에는 신한국당 이후보, 국민회의 신후보, 민주당 정화영후보, 자민련 김유동후보, 무소속 김유후보등 5명이 출마했다. 그러나 민주당 정후보는 뒤늦게 출발했고 자민련 김후보도 득표력이 약해 신한국당과 국민회의의 양자대결구도라는게 현지의 지배적인 분석이다.

신한국당 이후보와 국민회의 신후보는 개인적 「상품성」에서 우열을 가리기가 어려울 정도로 화려한 학력과 경력을 갖고있다. 그러나 두 사람의 성격이나 선거운동방식은 약간 다르다. 이후보는 특유의 저돌성으로 미개척지를 공략하고있고 신후보는 경륜과 학구적인 이미지로 야당표를 다진다.

득표기반도 어느 쪽이 유리하다고 단언하기 어렵다. 이후보는 우선 자신이 사장을 지냈던 대우그룹 계열사가 이 지역에 많다는 장점을 갖고있다. 대우관련 유권자만 해도 7천∼8천명에 이를 것으로 평가된다. 과거 기업에서 하던대로 하루 4시간씩 잠을 자며 표밭을 누벼온데다 일단 직접 만나면 호감을 갖게 하는 친화력때문에 상당한 지지세를 확보했다고 설명한다. 그는 또 3·1운동당시 33인의 한명이었던 고 이갑성선생의 손자이자 초대 통일원장관을 지낸 이용희씨의 장남이라는 점도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반해 신후보는 지난해 인천시장에 출마했던 경력이 인지도에 큰 도움을 주고있다. 이후보보다 다소 늦게 출발했지만 높은 지명도로 야당의 불리를 극복했다고 주장한다. 또 부친이 인천에서 의사이자 사회사업가로 유명하기 때문에 「토박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김대중총재가 야당강세인 이 지역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있어 선거전이 무르익을수록 지원유세 등을 통한 분위기주도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있다.

수도권의 대표적 경합지역인 부평을의 승패는 지역개발을 외치는 이후보의 조직력과 견제논리를 강조하는 신후보의 바람몰이중 어느 쪽이 유권자를 설득시키느냐에 따라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정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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