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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설사에 소변도 안나오는 합병증(건강가정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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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설사에 소변도 안나오는 합병증(건강가정교사)

입력
1996.03.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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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병 수기◁(경기 안양시 만안구 박달동, 이종학)

한창 왕성하게 직장생활을 하던 30대중반 회사원의 정기신체검사에서 당뇨병이 발견됐다. 발병초기에 간염부터 여러가지 합병증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 즈음 눈이 침침해지더니 신호등불빛이 잘 보이지 않아 운전을 하지 못했고 잇몸이 붓고 염증이 생기면서 치아가 흔들렸다.

손발의 신경감각이 둔해져 발톱이 빠져 나가도 아픈 줄 몰랐으며 발목의 염증이 속으로 곪아 발목을 절단할 지경에 이르렀다. 특히 밤이면 피부가 가려워 잠을 이루기 힘들었다. 한번은 새 구두를 신었더니 발이 부으면서 물집이 생겼다. 자세히 보니 구두안에 플라스틱 주걱이 있었다. 구두모양을 원상태로 유지하기 위해 일주일전에 넣어둔 플라스틱 주걱을 그대로 신고 다닌 것이다.

합병증중에서도 가장 힘들었던 것은 설사였다. 하루에 열번내지 스무번정도 설사를 하고 나면 온몸의 기력이 빠지는 데다 탈수현상까지 생겨 의식이 혼미해졌다.

또 소변이 나오지 않아 병원에서 호스로 소변을 빼내야 했다. 합병증이 점점 심해져 중환자실에 입원하자 가족들이 장례절차를 의논할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았다. 입원할 때마다 의사들이 병력을 물어보면 아무리 줄여 얘기해도 2시간은 족히 걸렸다. 주치의는 「합병증 박물관」이란 농담까지 했다.

그러나 이런 고통도 먼 옛날의 일이 돼 버렸다. 20년이란 세월동안 30번이 넘게 입원했고 거의 매달 병원을 방문해 치료를 받는등 열심히 노력한 덕분인지 요즘엔 어느때보다 건강상태가 양호하다. 인슐린을 투여하지 않아도 혈당조절이 잘 되고 시력이 회복돼 각종 신문구독은 물론 자동차도 직접 몰고 다닌다. 잇몸과 치아도 충치하나 없이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으며 피부 가려움증도 없어졌다.

이제 딸 넷중 둘을 시집보내고 손자를 둔 할아버지가 돼 행복한 노년생활을 보내고 있다. 이제 와서 투병생활을 돌아보면 당뇨병은 조금만 방심해도 언제 어디서 합병증이 생길지 모르므로 철저한 자기관리가 필요한 것같다.

◎주치의 소견/철저한 혈당관리·발간호가 중요

이 환자처럼 심한 합병증을 가진 당뇨병환자도 많지 않을 것이다. 이 환자에게 특히 문제가 된 것은 신경합병증이다. 신경합병증은 많은 당뇨병환자에게 발생하며 대부분 다발성 말초신경병이다.

이 병의 증상은 다리가 저리거나 얼얼하며 화상을 입은 것같은 느낌을 받기도 한다. 때론 통증을 호소하며 발의 감각이 없어져 못에 찔리거나 유리에 베여도 감각을 느끼지 못한다. 이 때문에 상처가 커지고 염증이 생겨 결국에는 다리를 절단하는 경우까지 생긴다.

이 환자도 구두안에 플라스틱 주걱을 1주일이나 넣고 다닐 정도로 다리의 감각이 둔해졌다. 다행히 철저한 당뇨병 관리와 치료로 절단사태를 막을 수 있었다. 설사도 신경합병증의 또다른 증상인 자율신경계통의 기능저하로 나타난다. 신경합병증이 생긴 당뇨병환자는 철저한 혈당관리와 정확한 발 간호, 금주·금연 등 올바른 생활습관이 무엇보다 중요하다.<임경호 인제대의대교수·서울백병원 당뇨병클리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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