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극예술협회(ITI) 27차 총회 및 「97세계공연예술축제」가 97년 9월을 전후해 서울과 의왕시에서 열린다. 이를 널리 알리고 성공적 개최를 다짐하는 선포식이 세계연극의 날인 오늘 서울 롯데호텔에서 거행된다. 두 행사의 한국개최는 한국 신극 70년사의 최대 경사일뿐 아니라 이 행사들은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사상 최대규모의 국제적 문화축제여서 벌써부터 관심을 끈다.「문명의 전환과 21세기의 공연예술」이란 주제로 97년 9월14일부터 1주일간 열리는 ITI총회에는 95개 회원국의 연극 무용관계자 등 3백여명이 참석한다. 동양권에서 처음 개최되는 총회로 우리 문화의 세계화를 꾀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97세계공연예술축제는 「극장문화의 올림픽」이다. ITI 서울총회에 따른 서울축제와 세계대학연극축제, 기존의 서울 연극제, 베세토연극제 및 새로 창설되는 의왕 연극제가 그 중심을 이루고 워크숍 전시회 등 부대행사도 다채롭게 펼쳐진다. 6대륙을 대표하는 1백개 이상의 공연단체가 참가, 한국공연예술의 발전을 크게 자극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처럼 규모가 크다 보니 준비할 일도 많다. 1년이 조금 넘는 짧은 기간에 이를 해낼 수 있을지 걱정이다. 한국연극계가 축제의 빅 카드로 생각하고 있는 의왕연극제만 하더라도 6백50억원의 예산확보도 문제지만 내년 9월까지 1천5백석 규모의 문예회관 등 공연관계 기초시설을 마련해야 하는 난제를 안고 있다.
의왕시처럼 지방자치단체가 문화행사를 주최하는 것은 권장할 만한 일이지만 이를 성공시켜 정착시키는 것은 자치단체의 노력만으로는 어렵다. 예산확보는 물론 홍보에서부터 행사의 전문요원 양성과 관광객 유치에 이르기까지 국민의 관심과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 이를 소홀히 하면 국내의 한 지방행사로 전락하기 십상이다.
연극은 모든 공연예술의 고향이다. 그러나 영상문화의 발전에 따른 정신적인 좌절감과 가난으로 그 빛이 점점 흐려지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97세계공연예술축제를 연극이 인간에게 갖는 의미를 재확인할 수 있는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짜임새 있게 준비해야 한다. 세계 무대예술의 진수와 함께 우리 것을 보여준다는 방향설정으로 외국인은 물론 국민의 문화욕구를 자극해야 한다. 이것은 우리 문화의 세계화를 꾀하는 길이자 축제를 성공으로 이끄는 길이기도 하다. 국민이나 정부도 두 행사의 성공적 개최로 우리나라가 21세기 문화선진국가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준비에 동참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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