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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저없이 소 도살해야/광우병 파문 불 르몽드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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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저없이 소 도살해야/광우병 파문 불 르몽드 사설

입력
1996.03.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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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 솔직하지 못한 자세 사태 악화최근 영국에서 10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크로이츠펠트­야콥병이 어쩌다 발생하는 산발적인 것인지, 아니면 이와 반대로 앞으로 수년간(최소한 이론상으로) 전세계에서 수백만명의 인류를 희생시킬 위험성이 농후한 전염병으로 확산될 징후인지에 관해서는 현재로서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이에 관해 영국의 전문가들조차 국제적인 과학공조에 협력하거나 투명성 있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

공중보건에 관해서는 철저한 의심을 갖는 것이 국민들에게 유익하다. 이 점이 애초부터 영국정부와 전문가들을 인도하는 기본방침이 되었어야 마땅했다.

그러나 영국정부와 전문가들은 오히려 그같은 상황에서 반드시 피해야 할 어처구니없는 자세를 취했다. 예방 예고의 부재, 위험성의 부인, 경제적 피해 가능성의 축소등. 영국정부는 지난 80년대 이래 이번 사태와 유사했던 어떤 상황에서도 솔직하고 당당하게 행동하지 않았다. 특히 지난 몇주간에 보인 태도는 더욱 왜곡됐다. 영국정부의 이같은 은폐행위는 예방조치를 취하지 못한 과오와 무책임성으로 인해 앞으로 소송이 제기될 수도 있는 사법적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영국정부가 감염된 소들을 이미 90년대초부터 전부이건 일부이건 도살을 시작했어야 하는게 아니냐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이제 목적으로 삼아야 할 것은 이같은 근본적 의문에 대한 해명이 아니라 대처 방식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과연 광우병이 「공간의 장벽」을 뛰어넘어 전염되는 것이냐는 핵심적인 의문이다.

영국의 많은 언론들이 지적했다시피 당면한 문제는 전염된 소를 도살하느냐의 여부가 아니라 언제 몇 마리를 도살할 것이냐에 있다. 영국정부는 (유럽연합과 함께) 사태초기에 진실을 밝히는 윤리를 저버린 결과 지금 와서 극도로 심각한 문제에 직면하게 됐다. 우물쭈물 망설일 시간이 없다.<정리=송태권 파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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