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대 국회의원 총선거 실시가 26일 정식 공고된다. 출마자들은 이날부터 후보 등록을 한 뒤 곧 바로 공식적인 선거운동에 들어간다. 이날부터 4월10일(투표 전날)까지 16일간의 열전이 벌어지는 것이다.각 정당과 후보자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선거를 준비하면서 사실상의 선거운동을 여러 모양으로 벌여 왔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부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다고 해서 새삼스러울 게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 모두는 총선 실시 공고라는 절차상의 타이밍을 이번 선거의 의미와 중요성을 되새겨 보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 같다. 선거에 앞서 우리가 당면한 국가적 과제와 기본 목표가 무엇인지를 먼저 생각해 봐야 한다. 총선도 거기에 맞추어 치러져야 하기 때문이다.
당리당략이나 사리사욕이 아무리 급선무라 하더라도 국가이익을 앞지를 수는 없는 것이다. 국가발전에 도움이 되고 정치의 민주화와 선진화에 보탬이 되는 방향으로 선거가 실시되어야지 이에 역행하는 선거가 되어서는 안된다.
그리고 지금 이 선거에서 뽑힌 선량들로 구성될 제15대 국회의 역할과 기능에 대해서도 곰곰이 생각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15대 국회가 바로 21세기 진입 준비를 마무리하는 20세기의 마지막 국회라는 점이다. 변화와 개혁의 물결이 과거 어느 때보다도 거세게 몰아칠 세계에서 생존과 번영을 동시에 추구해야 할 시점이다. 어쩌면 남북통일문제도 15대 국회의 임기중에 태풍처럼 들이닥칠지도 모른다.
그처럼 큰 일들을 처리할 수 있는 국회를 만드는 작업이 바로 이번 선거다. 이번 선거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한 역사적 사명감과 아울러 능력을 갖춘 사람들로 여의도 의사당이 찰 수 있도록 모두가 최선을 다해야 한다.
다음으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선거풍토의 획기적인 개선이다.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이 제정된 후 두번째로 실시되는 전국적인 선거가 바로 이번 총선이다. 첫번째였던 작년 6월의 지방선거는 결코 만족스런 수준이 아니었다. 그때는 4개 선거가 동시에 실시되는 북새통에 어쩔 수 없었다고 변명할 수 있을지 모르나 이번 총선에서는 그런 이유가 통하지 않을 것이다. 그때에 비하면 출마자수도 10분의 1밖에 안되고 선거도 단 하나뿐이다. 깨끗하게 하겠다고 정부와 국민들이 마음만 굳게 먹으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동안 사전선거운동의 과열 혼탁으로 이번 선거도 이미 글렀다고 포기하기엔 너무 이르다. 이제부터라도 늦지 않았다. 각 정당과 후보 운동원 유권자들이 각성하고 정부의 결연한 의지가 번득인다면 앞으로 선거전을 공명한 분위기로 끌고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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