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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청춘물 스타일에 기업드라마 취지 퇴색(TV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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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청춘물 스타일에 기업드라마 취지 퇴색(TV평)

입력
1996.03.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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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 TV 「프로젝트」는 전형적인 인물중심의 드라마 형태를 띠고 있다. 잘 짜여진 사건이나 소재보다는 등장인물들과 그 관계변화로 시선을 집중시킨다. 진취적인 한 기업과 첨단전자산업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이 드라마는 인물들의 관계를 이어주고 설명하는데 주력한다.그렇다고 인간내면을 치밀하게 파고들어가는 심리극은 아니다. 산업현장이란 특별한 무대 위에 「젊은이들의 우정과 사랑, 야망」이란 보편적 가치들을 펼쳐 놓는다.

이를 위해 「프로젝트」 역시 드라마 전개에서 필요불가결하면서도 가장 흔한 「우연과 숙명」이란 두 요소에 의존한다. 입사동기인 박형우(최수종 분) 안상훈(황인성 분) 강재원(이광수 분)은 철저히 서로 얽혀 있다. 그것은 과거에 시작돼 현재에 이르렀고, 미래에까지 이어진다.

세 사람의 연결은 또 끝없는 상처 주고받기에 의해 주제에 접근한다. 형우가 못 잊고 있으며 같은 고아출신으로 상훈의 약혼자가 되어 우연히 나타난 현정(전도연 분)은 사랑과 우정, 대학시절 운동권 선배로 동료를 배신하고 상훈에게 덮어씌웠던 재원은 우정과 야망의 문제를 제기한다.

그 문제는 상훈의 실종사건 후 형우와 현정의 결혼, 연수원 아가씨인 지영(전혜진 분)을 배신하고 국제 범죄조직과 결탁한 후 상훈을 은폐수단으로 이용한 재원의 행동으로 구체화한다. 같은 집단에 있으면서도 세사람의 성격과 배경을 철저히 다르게 설정한 것도 주제를 설득력있게 드러내기 위해서이다.

그러나 국제적범죄집단의 등장과 음모, 대규모 액션, 영상에도 불구하고 이 드라마는 소극적이다. 인물들은 지나치게 감상적이고 개인적이다. 우리의 전자산업이 어떤 과정을 거쳐, 얼마나 많은 젊은이의 고난과 땀을 거름 삼아 세계일류가 됐는지를 재미있게 이야기하지 못하고 자꾸만 청춘드라마로 가고 있다. 「프로젝트」는 관련기업으로부터 제작비전액을 지원받았다. 드라마가 자칫 간접광고를 한다는 인상을 주기쉽다. 이를 피하려는 조심성이 오히려 주제부각을 크게 방해하는 셈이다.<이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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