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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권 문화재위원 한·일 장제의 비교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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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권 문화재위원 한·일 장제의 비교연구

입력
1996.03.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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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민속·궁중의례 일 왕실에 영향”□일 전파 대표적 사례

왕세자 만3세까지 여장

장례절차·용어 매우 비슷

한국신 섬기고 4대봉사

일반에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일본의 궁중속에는 우리의 민속에서 비롯된 것이 많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경주지방 등의 민속중 아들을 낳았을 때 소문을 내지 않거나 딸을 낳았다고 거짓소문내는 게 있다. 또 남아에게 여자아이의 옷을 입혀 키우기도 한다. 그래야만 아이를 악신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일본왕실에서도 왕세자에게 만3세까지 여장을 하도록 하는 것이 아직까지 그대로 전승되고 있다.

중앙대 명예교수인 문화재위원 임동권씨(70)는 최근 출간한 「한·일궁중의례의 연구」(중앙대출판부)라는 책에서 장의와 제의를 중심으로 두 나라의 궁중의식을 비교, 한국의 민속과 궁중문화가 일본왕실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를 살피고 있다.

우선 두 나라의 궁중의례에는 유사한 점이 매우 많다. 장례의 경우 목욕, 습, 전, 곡, 명정, 소렴, 대렴, 성빈(매장하기전 시신을 임시로 안치하는 터를 마련하는 일), 성복(초상후 처음 상복을 입는 일), 점지, 택일, 입관, 발인, 노제 등 절차와 내용은 물론 용어도 비슷하다. 제의에서도 신역을 정화하고 의례시각을 정하며 재배, 초헌, 종헌, 무굿 등을 하는 방식이 우리의 궁중의례를 보는 듯 하다. 문병 문상 살생 죄벌 가무 등 제기중 반드시 피해야 할 금기항목도 똑같고 대추, 밤, 감의 삼색과는 한국에서 제물의 기본으로 돼 있는데 일본의 신제에서도 똑같이 사용된다.

임교수는 『일본의 장의와 제의의 용어, 내용 등이 중국보다 한국을 닮은 것은 중국 의례문화가 직접 일본에 들어간 것이 아니라 한국을 경유해 전달됐음을 의미한다』며 『이미 6세기께부터 백제와 신라인들이 우리의 선진의례문화를 일본에 전파, 왕실에까지 깊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임교수는 이밖에 일본왕실이 우리의 제사법과 똑같은 방식으로 한국신(원한신)을 섬기고 있고 민간과 달리 4대봉사를 하는 것 등이 우리 민속의 영향을 받은 대표적 예라고 지적했다.<변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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