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년 구성 미 국방부 ARPANET서 출발/군대학연구소의 네트워크 하나로 묶어/80년대 미 전역 4곳 슈퍼컴센터로 확대컴퓨터는 단지 복잡한 계산을 쉽게 처리하는 「똑똑한 기계」로 출발했다. 컴퓨터가 모든 업무를 처리하는 지능도구로 발전한 것은 네트워크로 연결되면서부터였다. 컴퓨터끼리 통신망으로 연결돼 영역과 역할을 엄청나게 변화시킬 수 있었던 것이다.
초기에는 케이블을 통해 대형컴퓨터에 단말기가 연결돼 거대한 컴퓨터가 보관된 작업실에서 하던 일을 책상위로 이동시킬 수 있었다. 큰 회사나 연구소 등에서만 가능하던 컴퓨터를 중소기업과 대학, 또는 개인들이 사용할 수 있게 확대시키는 역할을 했다. 70년대에 PC가 단말기를 대체하면서 시간과 거리를 초월한 컴퓨터작업은 업무능률을 급속도로 향상시켰다.
컴퓨터는 처음에 건물을 중심으로 연결됐지만 점차 국가단위로 빠르게 확산됐다. 83년부터 개발된 국내의 교육전산망, 연구전산망, 학술연구망처럼 각국은 여러업무를 목적으로 한 컴퓨터통신망을 구축, 정보를 공유하게 됐다.
이중 미 국방부의 네트워크 ARPANET은 특출한 의미를 갖는다. 69년 구성된 이 네트워크는 냉전시절 소련의 공격을 가상해 몇개의 시스템이 부서지더라도 다른 시스템을 통해 작업이 가능하도록 미국의 여러군사용 네트워크와 대학 연구소의 네트워크를 하나로 묶었다. 70년대 들어서는 USNET, BITNET 등 다른 네트워크와 연결됐다. 80년대에는 미국전역에 4곳의 슈퍼컴퓨터센터를 중심으로 한 컴퓨터망으로 확대됐다. 여기에 다시 전세계의 네트워크들이 연결되면서 오늘날의 인터넷이 탄생했다.
93년 등장한 인터넷의 멀티미디어서비스인 월드와이드웹은 인간이 보고 듣는 모든 것을 컴퓨터로 구현할 수 있다는 꿈을 심어주면서 인터넷을 확산시키는 기폭제 역할을 했다. 인터넷은 폭발적으로 성장, 인터넷에 연결된 중앙컴퓨터는 93년말 200여만대에서 96년 1월 940여만대로 늘어났다.
인터넷의 확산은 전화나 방송 등 기존의 통신과 미디어의 개념은 물론 컴퓨터의 개념도 바꾸어 놓았다. 지난해 등장한 네트워크컴퓨터(NC)는 인터넷에 연결해 필요한 각종 소프트웨어를 인터넷에서 받아 사용할 수 있어 PC를 대체할 강력한 경쟁상대로 주목받고 있다.
또 전화선을 통해 컴퓨터를 활용하는 데 없어서는 안되는 모뎀의 전송속도도 크게 향상됐다. 벨사가 54년 처음 내놓은 모뎀은 초당 300비트를 전송할 수 있었지만 현재 가장 빠른 모뎀속도는 5만7,600bps로 무려 192배나 빨라졌다.
앞으로 전세계인들이 동화상등 각종정보를 한꺼번에 받아볼 수 있는 종합정보통신망(ISDN)을 비롯 정보고속도로가 건설되면 컴퓨터 네트워크는 한층 커다란 위력을 갖추게 될 것이다.<이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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