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가구·유통·광고까지 속속/공정별 담당자·판매자 이름 밝혀/내달 리콜제도 시행 촉매제 될듯「고객만족은 실명제로」. 최근 제조·유통업등을 중심으로 제품 및 서비스 실명제가 확산되고 있다. 작업책임자의 이름을 제품에 표시하고 서비스담당자를 고객에게 알림으로써 고객만족을 높이는데다 곧바로 매출액의 증가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특히 4월부터 공산품 리콜(제조자결함시정)제도가 시행되면 실명제는 제조업 전반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현대와 대우자동차는 출고차량에 각 공정별 담당자의 이름을 직인과 함께 표시하는 제품실명제를 실시중이다. 시판된 차량에 하자가 발생하면 곧바로 담당자를 가려 책임소재를 가릴 수 있는 정도다. 날짜 시간대별 작업자를 일일이 체크한데 따른 것이다. 아시아자동차도 최근 생산차량에 작업자의 이름과 연락처를 표기하는 품질실명제를 도입했다. 협력회사의 부품에 적용되는 부품실명제, 각 생산라인별로 실시되는 공정품질실명제, 완성차의 마지막공정에서 검사자 및 작업자에 적용되는 최종 품질실명제를 포괄하는 것이다.
한화는 올초 경영전략회의에서 모든 제품에 담당자의 이름을 표시하기로 하고 각 계열사별로 대상제품과 표시방법에 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 회사관계자는 『고객만족의 첩경은 품질인 만큼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실명제를 도입키로 했다』고 밝혔다. 부엌가구전문업체인 한샘도 올부터 고객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자재 설계 시공등 모든 공정의 담당자를 실명화하는 공정별 실명제를 시행하고 있다.
시장개방으로 서비스경쟁이 치열해진 유통업계도 실명제바람이 거세다. 현대백화점은 판매사원이 고객에게 명함을 주고 애프터서비스까지 책임지는 판매실명제를 운영중이다. 미도파는 매장별로 고객에게 판매사원의 이름을 밝히는 서비스실명제를 도입했고, 애경백화점도 800여명의 식품담당직원이 물건을 팔면서 고객에게 명함을 주고 판매한 상품을 끝까지 책임지도록 하고 있다. 애경측은 실명제 실시이후 식품매장의 점유율이 대폭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광고업계도 예외가 아니다. (주)유공은 최근 자사 PR 신문광고에 광고제작사인 제일기획팀 담당자의 이름을 표시해 내보내고 있는데 다음달부터는 TV광고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좋은 광고가 나오도록 하면서 광고의 품격을 높이겠다는 의도에서다. 제일기획 관계자는 『자신이 만든 광고물에 이름을 건다는 것은 책임을 요구하기 때문에 부담스럽다』면서 『그러나 전문성을 높이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선정성시비 소비풍조조장 등 사회적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는 광고계에서도 광고의 질적인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는 측면에서 광고실명제가 확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유통질서가 공급자위주에서 소비자위주로 바뀌면서 본격화한 소비자 신주권시대의 일단면』 이라면서 『유형도 다양해질 것이며 실명제외의 새로운 고객만족기법도 계속 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정희경 기자>정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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