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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화승 김사룡 신발기획과장(프론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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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화승 김사룡 신발기획과장(프론티어)

입력
1996.03.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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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종 특허 따낸 “신발박사”/끈질긴 승부근성 새 영역 개척자「얼굴만 봐도 그 사람의 발모양을 알아맞히는 사람」

(주)화승의 김사룡 신발기획과장(41)은 신발과 관련, 14종의 특허를 따내 자타가 공인하는 「신발박사」다. 김과장이 개발해 회사 명의로 획득한 특허는 신발상표에서 외부모양, 내부기능등에 걸친 실용신안 및 의장등록특허들로 신발에 필수적인 요소들이다.

김과장이 이토록 많은 특허를 딸 수 있었던 것은 83년 신발전문디자이너 1기로 입사한 후 줄곧 디자인분야에 근무하면서 끈질긴 승부근성으로 새 영역을 개척해 온데 따른 것. 신발의 외부디자인 뿐만 아니라 내부기능까지 설계하는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에 한해 160종씩 쏟아져 나오는 화승의 새 신발은 모두 김과장을 거치게 마련이다.

입사 후 가장 애로를 겪었던 것은 선배 디자이너들이 지식을 제대로 전수해 주지 않았던 점. 『발 사이즈를 재고 이를 토대로 모형을 만드는 작업은 치밀한 수학공식까지 요구됩니다. 입사해 선배에게 모형제작 공식을 가르쳐 달라고 했더니 「어떻게 배운 것인데 한번에 가르쳐 주겠느냐」며 전수를 꺼리더군요』 김과장은 1년 넘게 어깨너머로 배운 공식을 후배들에게 아낌없이 가르쳐 주고 있다. 지식은 나눠 쓸수록 가치가 불어난다고 믿기 때문이다.

88올림픽을 앞두고는 농구 배구 육상 등 각 종목별 표준기능화를 만들기 위해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며 1,000여명에 달하는 선수들의 발사이즈를 직접 재고 다니느라 「코가 마비될 만큼」 냄새를 맡아야 했다.

당시만 해도 화승을 비롯한 국내 신발업체들은 각 경기 종목에 맞는 기능화를 만들지 못하던 상태였다. 김과장이 만든 경기종목별 신발모형은 지금까지도 우리 선수들의 표준모델로 사용되고 있다.

요즘 김과장의 관심사는 새로 개발한 「뉴터보제트-르까프」를 성공적으로 출시하는 것. 김과장은 80년대 후반 미국의 나이키가 신발창 밑에 에어튜브를 넣은 제품을 생산,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호응을 불러일으키기 시작하자 6개월간 밤샘작업끝에 기능은 같으면서도 나이키의 기술과는 달라 특허권시비를 피할 수 있는 「뉴터보제트-르까프」를 개발해냈다. 자신의 직업에 대한 애정이 없었더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박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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