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1일부터 외국인주식투자 한도가 일반법인주식은 15%에서 18%로, 포철 한전등 공공법인주식은 10%에서 12%로 늘어난다. 이번으로 세번째인 외국인주식투자한도 확대가 국내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외국자금은 얼마나 유입될 것인지, 투자유망종목은 무엇인지등을 국내외 전문가의 진단과 함께 지난 두차례 한도확대때의 주가변동을 분석, 소개한다.<편집자주> ◎외국인 투자양상/1·2차때 주가 단기상승·하락 엇갈려/저PER주서 내수성장주 선호도 변화 편집자주>
외국인투자한도확대는 이번이 세번째다. 92년 1월 국내 증시를 외국인에게 개방한 후 94년 12월1일과 95년 7월1일 두차례에 걸쳐 한도확대 조치가 이루어졌다. 한도확대이후 국내 주가변화는 두번 다 다른 양상을 보였고 외국인들이 선호한 종목도 달랐다.
주가의 경우 1차때는 한도확대 실시일 직후부터 14일동안 6.9%나 단기급상승했으나 2차에서는 33일동안 7.1% 하락했다(그래프참조). 한도확대 발표이후 실시시점까지의 양상도 달라 94년 5월3일에 있었던 1차한도확대실시 발표이후 주가는 24일동안 8.0%나 하락해 연중 최저치수준에 이르기도 했다. 그러나 실시 1개월전에 발표된 2차에서는 1개월동안 7.1% 올랐다. 1차때 주가는 발표후 하락한 뒤 실시시점에서 올랐고 2차때는 발표후 올랐으나 막상 실시되자 떨어진 것이다.
외국인들이 선호한 종목도 달랐다. 1차때 외국인들은 기업내용에 비해 주가가 낮게 형성된 저퍼(PER)주와 실적호전주 금융주를 중점적으로 샀고 2차때에는 삼성전자등 초우량주와 통신 금융 에너지등 내수성장주를 주로 매입했다. 또한 1차때의 경우 전 업종에 걸쳐 외국인의 매수가 일었으나 2차때는 경기관련주를 팔고 내수성장주를 사는 교체매매현상이 나타났다. 지난달 26일 발표된 이번 3차 확대조치에서는 발표일 이후 지난 20일까지 1.07%오르는 데 그쳤다. 앞으로의 주가추이는 외국자금의 유입과 국내투자자들의 투자심리에 크게 좌우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투자유망종목만큼은 국내외 전문가들 모두 장외프리미엄이 높은 종목을 꼽고 있다.<이종재 기자>이종재>
◎증시전망 및 유망종목/외국자금유입 1조∼2조원 예상/기관 매수가담땐 상승세 무난/금융주·초우량주 등 주목할만/정병열 동서증권이사
이번 외국인 주식투자한도확대이후 주가가 어떻게 움직일 것인지, 투자유망종목은 무엇인지를 가늠하기는 쉽지 않다. 경기동향과 주식시장의 흐름으로 미루어 이번 한도확대 이후의 전망은 서로 상반된 시나리오를 가정해 볼 수 있다.
주식시장에 외국자금이 풍부하게 유입될 것이란 가정과 전혀 그렇지 못할 것이라는 두가지 가능성 모두 배제할 수 없다.
외국자금이 풍부하게 유입될 경우 한도확대이후 추가로 들어올 외국자금은 2조원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하반기이후 지속되고 있는 경기둔화가 이미 시장내에서 상당폭 반영되어 충분한 조정과정을 거쳤으며 최근들어 잇달고 있는 거래세인하와 증권유통금융재개를 비롯해 증안기금의 개입, 기관의 매도자제, 기업들의 자사주매입확대등으로 수요기반이 상당히 개선돼 이같은 가능성에 보다 무게를 싣고싶다.
이 경우 증시를 낙관한 개인 및 기관의 활발한 개입으로 시장은 하향기조를 탈피하고 상승국면 초기단계인 금융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 자금의 유입규모가 미약할 수도 있다. 올해 경기회복이 불투명하고 경기연착륙에 실패할 것으로 예상한 외국투자자들이 한국 증시를 비관적으로 볼 경우다.
외국인들이 한국증시를 떠날 가능성은 다른 이유에서도 찾을 수 있다. 러시아 중남미 동남아 증권시장등 신흥증시가 급격히 부상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경우 한도확대후 초기 자금유입은 1조원미만에 그치고 일부 한도소진주를 중심으로 한 상승은 있겠지만 장 전반의 호황은 기대하기 어렵다.
특히 그동안 외국인한도확대를 노려 투자한 개인과 기관들이 주식을 내놓으면 장은 한단계 더 하락하는 침체장이 될 수도 있다.
두가지 가능성중에서 낙관적인 전망이 보다 설득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단지 기관들의 매수가담이 전제돼야 한다. 적절한 투자대상을 찾지 못하고 있는 기관들이 외국계자금의 유입과 함께 매수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외국인 한도확대이후 일반투자자들의 투자전략은 일단 외국계자금의 움직임에 맞춰야 한다. 외국인들의 투자방향은 크게 둘로 나뉠 것이다.
첫째 자금유입규모의 다과에 관계없이 그동안 한도를 소진해 더이상 살 수 없었던 종목들이 외국인들의 우선 매수대상이 될 전망이다. 이 종목들은 대부분 초우량주로 현재 장외에서 외국인들간 프리미엄이 붙은 채 거래되고 있다.
둘째 올들어 외국인들의 관심종목으로 부상한 은행과 증권등이 꼽힌다.
특히 은행주는 금융산업재편과 바닥탈피라는 재료를 갖고 있어 외국인들의 지속적인 관심대상이 되고 있다.
경기동향에 민감하지 않은 정보통신주와 에너지관련주도 외국인한도확대이후의 투자방향에 맞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종합할 때 일반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져야 할 종목은 현대자동차 이동통신 삼성화재 대한항공 포철 한전 현대건설등 블루칩과 주택 장기신용 국민 외환 조흥 하나은행 대우증권등 금융주들이다.
정보통신관련주인 성미전자나 엘지정보통신과 대한도시가스와 서울도시가스등 에너지관련주는 물론, 동아제약 세아제강 한국수출포장 조선맥주등도 눈여겨봐야 할 투자대상이다.
이들 유망종목중 장외프리미엄이 높은 주식과 금융주를 우선 추천하고 싶다.
◎외국인 투자전략 전망/주가 중장기적 상승 낙관 불구/확대조치 미흡·엔화악재 잠복/외국인투자 큰폭 증가 없을듯/필립 스마일리 영 쟈딘 플레밍증권 서울지점장
한국기업들은 성장성등 내재가치면에서 상당한 강점을 갖고 있다. 시설투자가 여전히 활발하고 높은 경제성장률도 지속되고 있어 중장기적인 판단에서 한국증시에 대해 결코 비관하지 않는다. 오히려 앞으로도 상당히 주가가 오를 것으로 판단한다.
아시아 태평양지역에서 한국시장은 주가수익률을 비롯한 각종 투자지표상 가장 좋은 조건을 갖고 있는 시장중 하나다.
한국의 주식은 근본적으로 매우 저평가돼 있고 주당 순익(EPS)도 높은 수준으로 증가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상당한 가능성을 갖고 있는 시장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최근 한국증시는 매우 실망스럽다.
정치상황이 불투명하고 국내투자자들은 조심스럽고 회의적인 자세를 보여 기대에 못미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도 한국증시를 상당히 불투명하게 보고있다.
그렇다면 외국투자자들 사이에 한국증시에 대한 회의론이 일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외국인 투자자들이 가장 걱정하는 부분은 우선 일본 엔화의 추가 평가절하 가능성이다.
한국은 그동안 엔화의 강세에 힘입어 주요 해외시장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두어왔다. 특정국가를 제외하고 대부분 시장에서 한국의 수출이 수입을 앞지른 것은 엔화강세에 힘입은 바가 크다. 그런데 엔화가 극심한 약세로 돌아선다면 한국은 수출경쟁력이 약해져 주요 시장에서의 점유율이 떨어지게 된다. 수출기업들의 이익이 줄어들면 그만큼 수출에 의한 성장 또한 둔화될 것이다.
최근 악화한 북한의 사회상황과 더불어 한국정치의 앞날이 불투명하다는 점도 외국인들을 위축시키고 있는 또 다른 변수들이다.
사실 외국인투자자들은 지금 실망감에 싸여있다. 주가상승을 기대해 오랫동안 끈기있게 보유하고 있던 많은 주식들이 도무지 오르지 않아 인내에 한계를 느끼고 있다.
한국증시의 호황을 기다리는 동안 적지않은 손해를 보고있는 것이다. 연초 다른 아시아국 증시에 투자했더라면 크게 이익을 보았을 많은 자금을 한국땅에 묻은채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4월1일부터 시행되는 외국인한도확대에 대해서도 실망이다.
3%포인트 늘리는 선에서 끝난 이번 확대조치는 외국인 입장에서는 너무 만족스럽지 못하다.
단기적으로는 적어도 5%포인트, 길게는 그 이상의 폭을 희망하고 있다.
이번 조치로 외국인들의 투자는 기대만큼 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제한된 주식보유를 통해 시장에서 손해보지 않겠다는 정도의 투자행태를 보이도록 정부가 조장한다면 한국증시는 많은 기회를 잃게 된다.
현재와 같이 주가가 계속 낮고 한국 투자자들이 외국인의 매수를 미리 봉쇄하기위해 주가의 인위적인 상승을 모색한다면 한도가 확대되더라도 외국인의 자금유입은 당연히 적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외국인투자자들은 주식을 추가로 더 사기보다는 현재 갖고있는 주식매수액 범위에서 종목을 다시 구성하거나 기존 분산투자된 주식이 오르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
시장상황이 다소나마 호전돼 추가 매수기회를 갖는다면 비제조업분야를 살 계획이다.
통신과 건설 보험 은행등이다. 이 업종의 주식들은 중장기적으로 볼때 반드시 큰 성과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장외(OTC) 프리미엄/외국투자자 매입한도 채웠을때 장외서 프리미엄붙여 거래 의미
OTC란 「Over The Counter Market」의 약어로 원래는 장을 통하지 않고 브로커나 딜러가 매매를 중개하는 미국의 점두시장을 뜻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외국인끼리 장외에서 주식을 사고 파는데 사용된다. 외국인 투자자가 산 특정기업의 주식이 한도를 꽉 채웠을 경우 장내에서 그 기업의 주식을 살 수 없는 외국인끼리 프리미엄을 붙여서 거래하는 것을 의미한다. OTC종목은 그만큼 외국인들에게 인기가 있다는 얘기다. 3차외국인 투자한도확대조치가 시행될 경우 OTC종목이 유망하다는 근거는 바로 이때문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