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생라면 생칼국수 생소금 생고기 생수…」/식품의 “자연주의”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생라면 생칼국수 생소금 생고기 생수…」/식품의 “자연주의”

입력
1996.03.25 00:00
0 0

◎무방부제·첨가물·색소 저염·지방/「3무 2저」 생식품 업계 경쟁적 시판/90년 첫 등장후 18조 시장 비약성장「생라면 생칼국수 생소금 생고기 생수……」 「생」을 앞세워 자연식임을 표방한 식품들이 연일 상종가다. 백화점과 시장은 물론 음식점에서도 「생-」자가 붙지 않으면 소비자들의 눈길을 잡기 어렵다. 웬만한 식품업체는 너도나도 「생」식품을 내놓고 있다. 덕분에 생맥주 생간장같은 기왕에 나와 있던 품목들까지도 「생」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다.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생식품은 면류와 육류를 비롯, 된장·고추장 등의 장류, 미곡류, 음료수, 유제품 등 30여가지. 시장규모는 18조원(95년)에 달하는 전체 식품시장규모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지만 90년 이후부터 상품화했음을 감안하면 성장속도는 폭발적이다. 90년 275억원에서 93년에는 624억원으로 두배 이상 늘었고 지난 해에는 1,000억원대를 넘어섰다. 업계에서는 생식품붐을 「식품의 자연주의」로 해석하고 있다. 소득이 늘어나면서 불기 시작했던 무공해채소붐이 급기야 국수와 주스등 가공식품으로까지 연결됐다고 보고 있다. 환경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더 안전한 식품을 찾아나선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선진국에서는 오래전부터 생식품이 자리를 잡고 있는 점으로 미뤄 우리나라도 시장규모가 커지면 커졌지 줄어들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생식품에 대한 정의나 기준은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 다만 「안전함(Safety)」과 「신선함(Fresh)」을 최대한 강조했다는 것이 각 식품업체가 내놓은 생식품의 공통점이다. 대체로 가공식품과 반대되는 뜻으로 무방부제 무첨가물 무색소의 「3무」와 저염 저지방의 「2저」가 생식품의 특징이다.

생식품에 대한 시장수요를 주도하는 식품으로는 면류가 단연 선두다. 풀무원 농심 송강식품 제일제당등에서 내놓은 진공포장숙면 냉동면 저칼로리 곤약면등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빙그레가 지난 1월 화학조미료가 첨가 안된 「뉴면」을 내놓으면서 무조미료 바람까지 몰고와 면류시장을 바꿔 놓고 있다. 실제 94년 7,271억원이었던 면류시장에서 생면 냉동면 숙면등 생면류는 7.6%인 550억원을 차지, 91년 161억원에 비해 3년만에 2.5배 가까이 증가했다.

천연과즙음료도 식품의 자연주의 바람을 몰고온 대표적인 품목. 100%주스 무가당 등을 내세우며 해태음료가 내놓은 「썬키스트 훼밀리주스」, 롯데칠성음료의 「델몬트 프리미엄」등이 「하이씨」 「과일촌」등 80년대 과즙음료시장을 주도했던 희석과즙음료를 대체하며 전체 주스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했다. 이유식업계에서는 유기농법으로 만든 재료를 원료로한 「스텝리전트」「스텝로얄」(남양유업)과 「맘마밀」(매일유업)등이 각각 월 155만캔, 100만캔의 기록적인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풀무원 이효율 이사(39)는 『팽창일로에 있는 건강보조식품도 광의의 자연식품에 포함시킨다면 앞으로는 자연식품이 전체 식품시장의 성장세를 주도할 것』이라며 『비가격경쟁을 내세우고 있는 자연식품이 가공식품보다 비싸기 때문에 매출액에서도 점유율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황유석 기자>

◎미·일·유럽서도 자연식품점 성업/전국 체인점 연결 2,000여가지 제품 취급/유기농법 청과류·무항생제 육류 등 주종

생식품의 유행은 세계적 추세다. 일본의 경우 생식품이 크게 유행하면서 전국 각지에 자연식품 전문점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 도쿄에만 500여곳이 성업중이다. 대부분이 유기농법에 의한 야채와 과일, 항생제나 성장촉진제를 쓰지 않은 육류 계란등이 주품목이다. 동경 아카사카의 본점과 400여곳에 가맹점·대리점을 갖고 있는 대표적 자연식품 전문점인 「내추럴하우스」는 종류만도 200여가지, 제품수로는 2,000가지이상을 취급하고 있는데 이중 절반가량이 이른바 자연식품이다. 일본 생식품의 주류는 우리와 마찬가지로 생면. 58년 세계 처음으로 라면을 개발한 일본에서는 91년 생라면이 처음 선보인후 5년만에 시장 점유율이 100배이상 커질 정도로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미국은 90년대들면서 정부차원에서 자연식품을 적극 장려했다. 92년 국립건강연구소내에 「대체의료부」를 신설, 자연식이요법 등을 연구하기 시작했고 94년에는 건강보조식품 육성을 위한 「건강식품의 가치와 교육에 관한 법률안」을 통과시켰다. 일본과 마찬가지로 건강·자연식품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연쇄점도 도처에 들어서 있다. 2∼3년전만 해도 이같은 자연식품 전문점들은 대량생산체계를 갖춘 값싼 식품에 밀려 문닫기 일쑤였으나 요즘은 전문점은 물론 체인점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매출액도 매년 10% 이상씩 성장해 전체 식품시장의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워싱턴의 경우 94년 한개뿐이던 자연식품 전문매장이 작년 1년동안 9개로 늘어났다. 전국 44개 도시에 체인점을 두고 있는 자연식품 전문점인 「홀 푸드 마켓」,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미시즈 구치」도 대표적인 자연식품 전문점. 「미시즈 구치」의 경우 유기농법의 야채와 청과물이 주종을 이루고 있는데 일본의 내추럴하우스와 비교할수 없을 만큼 큰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유럽국가도 자연식품에 관한한 예외가 아니다. 산업화의 폐해를 일찌감치 경험했기 때문에 그만큼 자연식품에 대한 관심도 높다. 독일의 경우 우리의 건강식품점과 규모가 비슷한 식품점을 쉽게 발견할수 있는데 전국적인 조직망을 갖춘 「레포름하우스」가 가장 유명하다.<황유석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