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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부터 화장품까지/고객 평가제 마케팅 돌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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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부터 화장품까지/고객 평가제 마케팅 돌풍

입력
1996.03.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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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자 첫 시행 이어 아남·LG전자 등도 평가단 모집/신도리코·아이윌·태평양화학까지 가세 전업계확산/“대대적 이벤트 효과·잠재고객 확보” 열기 계속될 듯고객만족을 넘어 고객감동의 시대로 접어든 최근 재계에는 고객들에게 무상으로 제품을 제공, 고객의 의견을 수렴하는 고객평가제도가 새로운 마케팅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자동차에서부터 학습교재에까지 불어닥친 고객평가바람은 품질에 대한 자신감과 고객의 소리를 직접 듣겠다는 업계의 고객우선정신과 일단 공짜니까 써보겠다는 소비자들의 심리가 맞물려 당분간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국내 고객평가단의 효시는 대우자동차. 대우는 지난해초 영국시장에서 시행한 「테스트드라이버제」가 20만여명이 신청하는 대성공을 거두자 지난해 11월 국내서도 「에스페로」품질평가단을 모집했다. 공개모집 결과는 예상을 넘어선 폭발적인 수준이었다. 100명을 선정하는 평가단이 되기 위해 43만5,368명이 신청, 4,433대 1이라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평가단은 12월3일 에스페로 1대를 받아 1년간 품질테스트와 시장조사등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대우자동차의 대성공후 전자업계에도 평가단 바람이 불고 있다. 오디오전문업체인 아남전자가 1월말부터 100명의 음질평가단을 모집하면서 업계 처음 고객품질제도를 도입했다. 19일 발대식을 가진 평가단은 신제품 「인엑스―44」를 3년간 무상으로 사용하며 제품의 디자인 음질 기능등에 대한 자신들의 의견을 제시하게 된다. 아남전자는 음질평가단이 성공을 거둘 경우 대상을 전제품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LG전자도 16일 휴대폰신제품 「GC―710」을 대상으로 300명의 고객평가단을 구성했다. 2월중순부터 보름동안 엽서와 PC통신으로 신청자를 모집한 결과 3만5,000명이 몰렸다. 평가단은 3개월동안 사용하고 제품평가서와 설문서만 작성하면 임무는 끝난다.

사무기기전문업체 신도리코도 품질평가단의 대열에 동참했다. 지난 2월말부터 최저가 보통용지팩시밀리 「젯팩스」에 대한 평가단을 모집한 신도리코는 제품의 특성상 대상을 사업자등록보유자로 한정했음에도 불구하고 30만명이 몰려드는 성황을 이루었다. 신도리코측은 추첨으로 100명의 평가단을 뽑았으며 1000여명에게는 프린터등 회사제품을 사은품으로 내놓았고 응모자 전원을 「신도리코패밀리」로 지정, 특별관리할 계획이다.

그밖에 학습용교재를 만드는 출판사 「아이윌」은 1월19일 초중학생 고객평가단 1만명을 모집, 7만5,000원에서 5만5,000원에 달하는 어학교재 「중학영어」 「싱싱영어」 「걸음마 싱싱영어」를 무상으로 전달하는 과감성을 과시했다. 또 화장품업계의 선두주자 태평양화학은 최근 서울 3곳에서 화장품을 무료로 써볼 수 있는 「코스메틱하우스」를 열어 하루 3,000여명의 고객을 붙드는 성황을 거두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평가단은 광고를 통한 대대적인 이벤트효과는 물론 엄청나게 몰려드는 신청자들을 잠재고객으로 만드는 역할도 한다』고 밝혔다. 에스페로 품질평가단 신청자 가운데 지난해 12월 한달동안 4,049명이 대우차를 구입했고 신도리코 젯팩스의 매출은 품질평가단모집 직후 150%이상 급증, 고객평가단의 효력을 입증했다.<이재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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