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명민 예상밖2위 열기반영/이등휘,승리확인뒤 “민주주의문열렸다”/국민당관리 “중군사위협 오히려 큰도움”/중 공식입장 표명없고 언론들도 무관심/대만해협 인근 중국군 훈련 움직임 없어총통선거를 통해 확인된 대만인의 민심은 독립을 향하고 있었다. 점진적 분리주의 노선을 걸어온 이등휘(리덩후이)후보와 대만 독립을 선거공약에 내세웠던 팽명민(펑밍민) 민진당 후보가 나란히 1·2위를 차지하며 도합 74.3%의 지지를 획득한 사실이 대만인의 독립열기를 여실히 반영한다. 최근 수주간 계속된 중국의 무력침공 위협도 대만인의 독립의지를 꺾는데 결국 실패한 것이다.
○…이총통은 승리를 확인한 뒤 대북(타이베이)의 국민당선거본부에서 『민주주의의 문이 열렸다』면서 『우리 2,100만 대만인들은 400년 대만 역사에 새로운 페이지를 기록했다』고 사자후를 토했다.
그는 『여러분들의 지지가 본인의 압승을 가져 왔다』면서 『중국의 도발적인 행위에 맞서 선거를 성공리에 마친 것은 우리에게 주어진 역사적 임무를 완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집권 국민당의 한 고위관리는 『중국의 군사훈련 위협이 이총통의 압승을 위한 엄청난 홍보효과를 냈다』며 『강택민(장쩌민) 중국 국가주석에게 공로메달을 수여해야 한다』고 여유를 보였다.
○…이번 선거의 최대 파란은 예상을 뒤업고 2위를 차지한 팽명민후보의 선전. 이총통의 당선은 처음부터 예상됐지만 「대만 독립운동의 대부」로 지칭돼 온 팽후보가 대륙과의 통일을 주장한 무소속 림양항(린양강)후보의 인기를 능가할 줄은 아무도 예상치 못했다. 선거전 여론조사 결과는 림후보가 큰 차이는 아닐 망정 계속 2위를 지켰었다.
이에 고무된 팽후보는 초반 개표에서 이총통이 압도적으로 앞서 나가는 데도 자신의 승패에 관계없이 대만인의 독립의지가 이번 선거를 통해 확인됐다고 만족스런 표정이었다.
○…대만을 중국의 1개 성으로 간주해온 중국 정부는 이날 어떤 공식입장도 내놓지 않았으며 국영 TV의 저녁 뉴스와 관영 신화통신도 선거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은 채 중국의 「1국2체제」통일원칙만 되풀이 강조했다.
천안문광장을 활보하는 북경(베이징)시민들은 『대만 총통선거를 아느냐』는 질문에 『그런 일이 있느냐』며 무관심한 표정을 지었다.
반면 중국 지도부는 이번 선거결과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경주재 외교관들은 『대만 선거 당일임에도 불구, 대만해협 인근지역에서의 중국군 훈련 움직임이 거의 없었다』며 이에 대한 해석이 분분했다. 일부에서는 중국 지도부가 지금까지의 대대만 압력용 군사훈련을 내부적 분열요인을 제거하고 강택민 국가주석의 권력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실시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았다.
○…중국정부는 이번 양안긴장 사태 결과 본토에 투자하고 있는 대만 상공인들의 기업철수와 투자위축등 부작용에 신경쓰는 모습이 역력했다. 군부나 강경파들이 군사훈련중 대만령 무인도를 점령하자고 주장했으나 지도부가 『개혁·개방에 차질이 오고 경제가 30년 후퇴한다』며 반대했다는 얘기가 전해지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해석되고 있다.<대북=유동희·북경=송대수 특파원>대북=유동희·북경=송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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