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려오지 않겠다” 약속깨고 표밭갈이/이진삼 후보·여 충청권도전 견제나서자민련의 녹색 바람몰이를 위해 전국을 강행군하며 총선지원에 주력해온 김종필 총재가 23일 모처럼 자신의 지역구인 부여를 다시 찾았다. 김총재의 「예정에 없던」 부여행은 2월23일 부여 당원단합대회이후 한달만에 이뤄진 것으로 후원회행사 참석을 거절하기 어렵다는 것이 표면적인 이유이다. 김총재는 그러나 지역구활동의 공백을 일거에 만회하려는 듯 이날 기자회견을 자청, 김영삼대통령에 대한 공격수위를 한껏 높였다. 김총재는 장학로씨 사건에 대해 처음으로 구체적인 언급을 하고 『대통령 최측근의 독직과 부정축재는 바로 YS식 개혁의 허구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김대통령의 해명과 대국민 사과를 공식요구했다. 김총재는 이어 천문학적인 92년 대선자금의 전모를 김대통령 스스로 밝혀야 한다고 또다시 주장했다.
그런데 정작 김총재가 부여에 다시 오지 않겠다던 약속을 슬그머니 파기한 속사정은 기자회견의 상당부분을 지역공약을 발표하는데 할애한데서 감지할 수 있다. 김총재는 4년제 종합예술대학교 유치및 도시유학생을 위한 학사건립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이는 곧 당초 적수가 될 수 없을 것으로 여겨졌던 이진삼 후보(신한국당)의 저돌적인 지역구 파고들기가 부담스러워지기 시작했다는 점을 반영하고 있다.
김총재가 부여의 표심을 잡아 둘 필요성이 있다고 느낀 것은 부인 박영옥씨와 딸 예리씨는 물론 김상윤 총재특보와 양순직의원까지 지역구를 돌보게 한데서도 엿볼 수있다. 김총재는 이날 후원회행사와 겸해 의정보고회를 마친뒤 공식 선거운동기간의 마지막 날인 4월10일 부여를 다시 찾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김총재의 이같은 잇단 부여방문은 「이회창대권론」 「충청권 이변론」을 퍼뜨리면서 텃밭을 넘보고 있는 신한국당의 도전에 쐐기를 박겠다는 의도도 함축돼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때문에 김총재는 부여에 들르기 앞서 대전에서 3개 지구당 합동필승결의대회에 참석했는가하면 귀경길에 공주지구당(위원장 정석모)의 후원회행사에도 참석해 당원들을 격려하기도 했다.<부여=고태성 기자>부여=고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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