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발생한 광우병 파동이 유럽 아시아등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광우병과 연관이 있을 수 있는 크로이츠펠트―야콥병 환자가 드물지 않게 발생한 것으로 확인돼 대다수 국민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보건복지부 관계자들은 야콥병이 우리 같은 비목축국가에서는 인구 4백만명당 1명의 확률로 발생하는 희귀병으로 큰 병원에서 매년 1∼2명 정도씩 발생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하고 있다. 정확한 발생 통계는 없다고 한다. 그러나 국내에서 광우병으로 소동을 빚는 것은 『우스운 일』이라고 말하고 있다.
복지부의 견해로는 첫째 국내에서 광우병이 발생한 일이 없고 둘째 영국에서 소를 수입하지 않고 있으며 셋째 광우병이 소를 통해 사람에게 감염된다는 사실이 입증된 바 없다는 것이다. 농림수산부도 광우병이 없는데 야콥병이 광우병 소로부터 전염됐을 것으로 보는 것은 무리라는 견해다.
우리 정부 입장은 수입경로를 재점검해서 영국산이 우회수입되는 일이 없는가를 알아보고 영국정부에서 광우병이 사람에게 전파되는지를 연구해 본다니까 그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정도다. 걱정할 일은 아니라는 입장인 셈이다.
정부의 이같은 태도는 필요하다면 1천1백만마리의 소를 전부 도살할 용의도 있다는 영국정부의 태도와 비교가 된다. 물론 광우병의 99%가 영국에서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와 영국은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가 인체 영향이 입증된 바 없다고 확인했는데도 영국정부 스스로 인체전파 가능성을 부인할 수 없다며 경제적 손실과 타격을 감수하는 것은 본받을 만한 태도다.
뇌가 쪼그라들고 구멍이 생기면서 전신경련과 치매증상을 보이다가 1년 이내에 사망하는 치사율 1백%의 이 병은 말만 들어도 소름이 끼친다. 그 병이 국민 상용식품인 쇠고기를 통해 감염될 가능성이 만의 하나라도 있다면 안이하게 대처할 수 없다. 영국같은 대응자세가 당연하다 할 것이다.
쓸데 없는 불안이나 공포감을 불식시키자면 정부가 이런 일일수록 의심이 갈 수 있는 대목을 철저하게 점검해서 납득할 만한 설명과 대비책으로 국민을 안심시킬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특히 뼈 고아 먹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뼈가 여러 경로로 유입되고 있는데 그 과정에 대해 불안감이 있을 수 있다. 또 지난 86년 영국에서 수입된 뒤 도살된 2마리의 젖소도 잠복기간이 긴 점등 꺼림칙하게 생각될 요인이 없다고 할 수 없다. 시골에 미친 소가 가끔 눈에 띄는 것도 국내에 광우병이 없다는 말을 믿기 어렵게 하고 있다. 영국정부가 광우병의 사람 전파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밝혔는데도 우리 정부가 신뢰할 만한 근거 없이 관계없다고 우기는 것도 미덥지 못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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