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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학로씨 비리 파문­각당 반응·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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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학로씨 비리 파문­각당 반응·움직임

입력
1996.03.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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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당혹감역력­야 공세수위조절/“잘못된일 변명여지 없다” 침울 ­여/상황주시속 “청와대 사과” 요구­야검찰 수사결과 장학로 전 청와대 1부속실장의 축재혐의가 상당부분 사실로 드러나자 여야는 23일 후속대응책 마련에 부심했다. 특히 신한국당의 당혹스런 표정이 역력한 가운데 국민회의 등 야당은 공세수위를 조절하며 여권을 몰아칠 수순을 검토하는 태도였다. 각당은 또 이번 사건이 총선에 미칠 영향과 파장을 면밀히 따져보면서 득표전략을 손질했다.

○…신한국당은 당초 『설마』하며 무혐의를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장씨에 대한 사법처리가 임박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강삼재 사무총장은 기자간담회에서 『만약 폭로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잘못된 것이고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그러나 페어플레이를 바라는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폭로전 보다 정책대결을 통해 유권자가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감정을 자제하고 이성적인 대결을 하기 바란다』고 비켜갔다.

이는 명예훼손 고발운운하던 전날의 당분위기와는 크게 다른 태도여서 당지도부가 이번 사건을 얼마나 심각하게 보고있는가를 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박찬종 수도권대책위원장도 『악재중의 악재』라며 『이번 사건은 한국형 야당정치의 한계를 드러낸 것인만큼 이제 가신의 개념도 사라져야 하고 집권세력의 구성방식도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관련, 한 고위관계자는 『권력핵심부에서 일어난 비리사건인 만큼 한 개인의 사적비리로 치부하지 말고 청와대가 어떤식으로든 각오를 피력해야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국민회의는 이날도 제2, 3의 폭로카드가 있다고 엄포를 놓으면서도 불똥이 자칫 엉뚱하게 튈 것을 염려한 듯 공세수위를 적절히 조절했다. 요컨대 여권이 김대중 총재 측근중의 한명을 지목, 또다른 폭로전을 펼 경우 즉각 반격할 수 있는 무기를 갖고있음을 과시하겠다는 것이다.

이해찬 선대위기획단장은 『장씨보다 더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2건을 확보하고 있다』며 『장씨보다 더욱 권력핵심부에 가까운 인사의 비리혐의도 포착하고 있으나 추가폭로 여부는 여권 태도에 달려있다』고 주장했다.

유종필 부대변인은 『검찰의 신속한 수사진행을 환영한다』며 『그러나 면죄부를 위한 절차에 그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장 전 실장의 비리의혹을 대선자금의 공개문제와 연계, 다른당과의 차별성을 부각시키는데 주력했다. 김홍신 선대위대변인은 『김대통령이 심복의 비리를 이미 알고 있었으면서 이를 은폐해왔다는 의혹이 있다』며 『장씨가 가지고 있던 거액이 대선때 쓰고 남은 자금이 아닌지 묻고 싶다』고 주장했다.

김대변인은 또 『김대통령은 더이상 늦기 전에 대선자금의 전모를 공개하고 국민에게 사과해야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자민련은 김종필 총재가 부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여당의 부도덕성을 공격하는 등 이번 사건을 통해 충청권에서 최근 불이 붙고 있는 신한국당의 기세를 꺾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총재는 『대통령 측근의 부정축재는 현정권의 부패 타락상과 개혁의 허점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것』이라며 『이번 사건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고 주장했다.<유승우·신효섭·유성식·김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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