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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를 찾는 사람들(가요 현대사: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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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를 찾는 사람들(가요 현대사:36)

입력
1996.03.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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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압의 80년대 노래로 대변/다듬어진 가사·서정 멜로디 밑바탕에/「솔아 푸르른…」 대표적 민중가요 꼽혀「노래를 찾는 사람들」(노찾사)은 「진보적 노래운동 집단」으로 불린다. 이들은 억압적 정권 하의 80년대에 사회적 울분을 대변하고 삶의 현장을 사실주의적으로 표현하면서 강하게 대중을 설득해왔다. 그들의 힘은 잘 다듬어진 가사, 건강한 정서를 바탕으로 한 서정적 멜로디, 맑고 강한 목소리등을 통해 전달되었다.

「노찾사」의 탄생은 우연히 이루어졌다. 84년 활동을 재개한 민중가수 김민기는 자신의 노래극「개똥이」의 음반을 만들려고 했다. 그러나 공연윤리위원회의 심의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는 계약한 음반사에 다른 음반이라도 만들어줘야 할 처지가 되었다.

그는 후배들과 함께 대학가에서 불리던 「사계」「일요일이 다 가는 소리」등의 노래를 모아 음반을 만들었다. 제목을 「노래를 찾는 사람들」이라 붙였다. 김민기는 『그 음반도 심의에 통과하지 못할 줄 알았다. 막상 판이 나왔을 때 조금 어리둥절했다』고 회상한다.

음반만 있고 사실상 주체가 없던 「노찾사」는 87년 6월항쟁 이후 형태를 갖추기 시작했다. 1집의 참가자와 맥을 같이하는 서울대「메아리」, 고려대「노래얼」, 연세대「울림터」, 노래집단 「새벽」등의 20여명이 「노찾사」라는 이름으로 87년 10월 한국기독교 100주년기념관에서 첫 콘서트를 열었다. 안치환 고김광석 등이 당시 멤버였다. 현장을 중심으로 활동하던 이들은 89년 「노찾사 2집」을 발표했다.

<거센 바람이 불어와서 어머님의 눈물이 가슴 속에 사무쳐오는 갈라진 이 세상에 민중의 넋이 주인되는…> (솔아 푸르른 솔아, 안치환 작사·작곡, 86년)

「솔아 푸르른 솔아」「광야에서」등이 실린 이 음반은 80년대 진보적 민중 가요의 정수를 집대성한 명반으로 꼽힌다. 특히 「솔아…」는 방송의 가요차트에서 4위에 오르는 등 대중적으로도 인기를 얻었다.

안치환은 『대중에게 우리 현실과 밀접한 노래를 알리는데 큰 역할을 했다. 노래가 가질 수 있는 힘에 대한 인식을 환기시킨 것도 평가받을만 하다』고 말한다.

3,4집 음반을 더 발표한 「노찾사」는 지금도 많은 콘서트를 열고 있다. 그러나 「시대성」을 날카롭게 반영하던 이들은 전만큼 위력을 발휘하지는 못하고 있다. 변하는 세월에 맞는, 새로운 노래 찾기가 필요한 시점이다.<권오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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