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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엔 지금 기업분할<Spinoff> 거센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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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엔 지금 기업분할 거센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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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03.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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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 과감히 분리 생존위한 구조개편 몸부림”/M&A회오리속 미디어·통신등 “특정부문 집중투자” 역풍/작년 AT&T·GM 등 82개사 517억불규모 분할 전년비 2배미국 경제계를 뒤흔들고 있는 인수합병(M&A)의 회오리와 함께 계열사를 과감하게 분리하는 기업분할(Spinoff)의 역풍도 점차 거세지고 있다. 자회사의 주식을 기존 주주에게 할당, 분리 독립시키는 기업분할은 두개의 기업이 하나로 합쳐지는 인수합병과 상반된 개념. 그러나 인수합병이든 기업분할이든 방법은 다르지만 추구하는 목표는 같다. 기업구조를 개편해 생산성을 높임으로써 경쟁에서 살아남겠다는, 생존을 위한 몸부림인 것이다.

지난해 분할을 선언한 미국 기업은 대표적 전신전화회사인 AT&T와 자동차회사인 GM등 82개사에, 거래 대금만 517억달러에 달했다. 이는 4,000여억달러로 사상최대였던 M&A 규모에는 못미치지만 전년도인 94년의 48건, 272억달러에 비해 두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로 기업분할의 바람이 점점 거세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 매리어트에서 분리된 부동산회사인 호스트 매리어트처럼 분리된 뒤 다시 소매업과 음식사업을 떼어내는 재분할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미국 경제에서 이처럼 기업분할이 성행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돈이 많고 몸집이 커야 상대방을 누를 수 있다는 인수합병의 논리와는 달리 기업분할은 특정부문에 집중투자할 수 있어 경영합리화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물론 많은 전문가들은 치열한 경쟁으로 전략적 제휴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기업간 이합집산을 가로막아온 각종 규제들이 해제돼 앞으로도 인수합병이 큰 줄기를 형성할 것이라고 점치고 있다. 이들은 올해에도 미디어와 통신 항공 방위산업등에서 굵직굵직한 인수합병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하지만 미디어와 통신업계처럼 규제완화와 첨단기술의 발달로 경쟁환경이 급변하는 분야에서는 기업분할의 장점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하버드대 마이클 포터교수는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여러분야에서 성공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따라서 회사를 분리, 주력사업에 힘을 쏟는 기업풍토가 확산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AT&T사가 대표적 예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9월 전화서비스, 통신장비, 컴퓨터등 3개사로 분리하는 내용의 사상최대 기업분할을 선언했다. AT&T사는 91년 NCR사를 75억달러에 사들이며 컴퓨터와 통신사업을 하나로 묶겠다는 야심을 키웠으나 컴퓨터분야에서 적자가 쌓이자 이 생각을 포기해야만 했다. 지난달 온라인 자회사인 컴퓨서브의 분리를 선언한 H&R블록사도 마찬가지다. 온라인서비스산업을 선도해온 컴퓨서브는 2년전부터 아메리카온라인에 선두자리를 뺏긴뒤 계속 시장을 잠식당해 지난해에는 3·4분기에만 55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H&R블록사는 4월말 컴퓨서브 주식 20%를 주주들에게 분리배당할 예정이며 내년 5월까지 분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GM사도 정보처리 자회사인 일렉트로닉 데이터 시스템(EDS)의 분리를 선언했는데, EDS는 올상반기에 자산가치가 2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수술용장갑 인공심장등 각종 의료제품을 생산하는 박스터 인터내셔널사가 병원공급사업을,사무용품 메이커인 3M이 광디스크등 정보화상 분야를 분리키로 하는 등 기업분할은 전산업으로 확산되고 있다.

포터 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주력기업에 밀린 분야라도 분리될 경우 자유로운 경비절감과 투자확대를 통해 새로운 경쟁력을 창출, 알찬경영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실제 기업분할로 성과를 거둔 예는 적지 않다. 자산규모 250억달러의 복합회사인 ITT사는 통신과 호텔 보험분야로 분리하고 주식도 주주들에 분배한 결과 주가총액이 6개월전보다 20억달러가 늘어난 120억달러에 달했다. 모기업에서 분리된 회사들은 대부분 경영상태가 호전돼 이들의 주가는 지난해 20.2%나 올랐다. 지난해 미국 상장기업의 평균주가 상승률이 1.5%에 머무른것에 비하면 놀랄만큼 성장한 셈이다.

이같은 이유로 일부 주주들은 기업분할을 부추기기도 한다. 세계최대 식품회사인 RJR 나비스코사 대주주들은 지난해 10월부터 회사측에게 담배사업에서 식품사업을 즉각 분리할 것을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는 담배사업을 분리할 경우 이익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97년까지 분리를 끝내겠다고 버티는 회사측과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J P 모건 증권회사의 브라이언 오커스연구원은 『경제적 효율성의 측면에서 대규모기업이 갖는 이점, 즉 규모의 경제효과가 힘을 발휘할 지 아니면 최정예부대만을 양성하는 기업분할이 힘을 발휘할 지는 더 지켜보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뉴욕=이종수 특파원>

◎기업분할(Spinoff)이란/자회사 주식 모기업 기존주주들에 할당/특정사업 무과세 분리·경영효율 극대화

자회사 또는 특정사업부문의 주식을 모기업의 기존 주주들에게 할당, 분리 독립시키는 행위. 주식매수나 재산통합 공동출자등을 통해 두 개의 기업이 하나로 통합되는 인수합병(M&A)과는 반대개념이다. 기업분할에는 회사를 두개 이상으로 해체하는 디솔루션(Dissolution), 자산의 양도등 일부를 분리하는 디보스먼트(Divorcement), 주식 자산을 처분하는 디베스티처(Divestiture)등 이른바 3D가 있다.

자회사 또는 사업부문을 타사에 매각할 경우 세금이 부과되는 데 반해 기존 주주에게 주식을 할당하는 기업분할은 무과세가 원칙이다. 따라서 세금없이 기존사업을 분리할 수 있는 기업분할은 경영효율, 주주이익의 극대화라는 이점을 안고 있다. 기업분할을 단행한 기업의 주가가 대부분 상승하는 것도 이 때문이며 앞으로 기업분할은 가속화할 전망이다. 또 80년대 중반이후 인수합병을 통해 복합경영을 지향한 미국의 유력 기업들이 큰 재미를 얻지 못하는 것도 기업분할을 부추기는 요인이 되고 있다.

통신과 통신장비 컴퓨터등 3개 회사로 분리를 선언한 뒤 4만명에 달하는 인원삭감에 나선 AT&T사의 예처럼 기업분할은 경쟁력 강화를 위한 수단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인터뷰/H&R블록사 리처드 브라운 회장/“지금이 각 사업분야 전문화 적기 판단/온라인 서비스 컴퓨서브사 분리 결정”

온라인 자회사인 컴퓨서브의 분리를 선언한 H&R블록사 리처드 브라운 회장(54)은 『컴퓨서브사의 분리는 회사의 도약을 위한 장기간의 투자와 고민끝에 내린 최상의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브라운회장은 서면인터뷰에서 『블록사와 컴퓨서브사는 전문화한 기업으로 독립, 각각 세무업계와 온라인서비스사업에서 최고의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브라운 회장은 헨리(H)와 리처드(R) 블록 형제가 1955년 공동설립한 H&R블록사에서 처음으로 지난해 8월 창업주와 혈연관계없이 최고경영자(CEO)겸 회장에 선임됐다.

―컴퓨서브사의 분리목적은.

『온라인서비스와 인터넷접속시장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굳히고 미래의 경쟁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분리는 항상 대안으로 존재해왔으며 경영진과 외부 고문들은 지금이 각 사업분야를 전문화할 적기라고 판단했다. 주주들의 이익을 우선시했으며 증권가에서도 회사의 가치를 좀 더 높게 평가할 것이다』

―분리절차는.

『이사회에서 이미 컴퓨서브의 주식 20%를 4월에 매각하는 계획을 승인했다. 일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내년 5월께는 완전 분리된다』

―분리후에도 컴퓨서브의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있는데.

『컴퓨서브는 안정적인 성장을 하고 있다. 지난해 4·4분기에만 49만명의 회원이 늘었으며 유럽시장에서는 기대치를 초과한 179%나 증가했다. 컴퓨서브의 각종 사업은 수년간 엄청나게 발전했으며 분리후 경쟁력이 더욱 강화될 것이다』

―컴퓨서브사의 장점은.

『광범위한 문서보관과 서비스의 폭이 큰 자산으로 상업용 네트워크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미국에서만 928개 기업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타임과 내셔널 그래픽등 유수잡지와 연계하는 등 서비스영역도 확장하고 있다. 조만간 선보일 오우(WOW)는 차세대 서비스로 오락 통신 정보등을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H&R블록사는 어떤 회사인가.

『캔사스에 본부를 두고 있으며 온라인정보 금융 세무등 다양한 서비스를 전세계에 제공한다. 세무서비스의 경우 지난해 1억7,500만명의 세무보고를 처리했다』<뉴욕=이종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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