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세지역 방심·열세후보 사기 저하 우려/지도부,역대 「결과 불일치」 인식 신중태도신한국당이 여론조사의 딜레마에 빠져 있다. 최근 조사결과가 낙관적이지만 이를 그대로 공개하기 어려운 속사정을 안고 있다. 우선 낙관적인 조사결과가 당내에 방심을 초래할 수 있고, 구체적으로 우세·경합·열세지역을 공개하면 열세지역은 초장에 맥이 빠지는 부작용도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역대선거 결과가 여론조사와 반드시 일치되지 않았다는 사실도 신한국당을 불안하게 하는 요인이다. 13대 총선때 민정당 지도부가 『너무 많이 당선될까 걱정된다』고 호언하다가 여소야대를 초래했고 14대총선때도 민자당이 3당 합당구도로 압승을 점쳤다가 반대로 여소야대를 낳고 말았다. 이 때문에 당지도부는 최근의 여러 채널에서 실시한 여론조사결과를 놓고 일희일비를 하지 않고 있다.
분명히 우세지역이 많고 당지지도도 지난해말, 1월에 비해 10%이상 올라 국민회의 보다 10∼13%를 앞서고 있다는 통계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타나고 있다. 최근 두차례 여론조사에서는 1%라도 야당후보를 앞서는 지역이 무려 1백40개를 넘었고 5% 이상 앞서는 우세지역도 1백10개를 웃돌고 있다는게 신한국당의 주장이다. 「+5%∼―5%」에 해당하는 경합지역만도 60∼80개에 달하고 있어 이중에서 3분의 1만 이겨도 1백30개를 차지할 수 있다는게 자체분석이다. 이 경우 지역구 2백53개의 절반이상을 차지, 안정의석을 확보할 수 있고 경합지역 가운데 반타작만 하더라도 거대여당까지 가능해진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러나 이런 결과를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당직자는 없다. 통계 자체에 대해 아직 확신이 서지 않는데다 결과의 공개가 판세에 득이 될지, 실이 될지도 판단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당 일각에서는 『과학적으로 조사해서 나온 결과면 대강이라도 밝혀 기선을 제압하자』고 주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대체적인 견해는 신중함 쪽으로 기울어 있다.
한 당직자는 『후보자들에게 내부적으로 조사결과를 알려줬더니 열세지역의 후보들은 기가 죽어버리더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렇다고 당지도부가 우세지역이나 상승세를 타는 지역에 대해 침묵할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당지도부는 상승세를 타는 지역이나 우세지역에 대해서는 정확한 통계를 보내고 열세지역에 대해서는 대강의 결과만을 알려주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이영성 기자>이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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