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공 전사」 검찰 무기역할 “톡톡”/변호인단,수사팀에 「거친신문」 항의전화/장세동씨 “시가전 있었다면 합수부 승리”전두환 전 대통령과 검찰 사이에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던 18일 12·12사건 2차공판에 대해 양측은 모두 「성공적」이라고 자평, 대체로 만족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검찰은 직접신문을 통해 전씨로부터 병력불법동원등 공소사실을 사실상 시인받는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했으며 변호인단도 검찰의 집요한 추궁을 최대한 「선방」했다고 긍정평가했다.
○…신군부측이 집권후 사초로 남기기위해 만들었다는 「5공화국전사」 가 2차공판에서도 오히려 신군부의 발목을 잡는 검찰의 효과적인 「무기」로 활용됐다. 이책은 박준병씨의 보안사령관 재직당시인 82년 5월께 3질이 만들어져 1질은 허화평씨를 통해 전씨에게 전달됐고 나머지 2질은 보안사에 보관됐다가 지난해 재수사중 보안사령관 서재에 있던 1질이 검찰에 입수됐다.
재판에서 김상희 부장검사는 『백동림 합수부수사1국장으로부터 「정승화 육참총장의 김재규 관련설은 사실무근」이라는 보고를 받은 사실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전씨가 『백씨는 당시 마산지역 보안부대장이었기 때문에 보고할 위치가 아니었다』고 부인하자 이책에서 10·26수사발표 당시 백씨가 배석한 사진을 골라 증거물로 제시, 전씨를 곤혹스럽게 만들기도 했다.
○…검찰은 전씨의 신문순서를 노태우 유학성 황영시피고인 뒤로 돌린 것은 나름대로 용의주도한 전략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즉 신군부의 수장격인 전씨가 먼저 진술할 경우 다른 피고인들은 전씨가 제시한 「모범답안」에 따라 진술을 그대로 답습하리라는 판단에 따른 것.
검찰은 전씨의 진술이전에 전·노씨의 사전반란모의등과 불법적인 병력동원, 최규하대통령의 재가거부등에 대해 재판부의 심증을 굳혀줄수 있는 진술을 상당수 확보한 것등이 이같은 전략의 성과라고 평가했다.
○…전씨측 변호인단은 재판과정에서 『검찰이 유도신문을 하고 있다』며 재판부에 이의를 제기하기도 했는데 재판후에도 수사팀에게 전화를 걸어 검찰의 거친 신문태도에 불만을 터뜨린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관계자는 『재판이 끝난 직후 변호인측에서 전화로「전직대통령을 그렇게 몰아칠 수 있느냐. 앞으로 주시하겠다」며 불평했다』고 전언했다.
한편 전씨변호인인 전상석변호사는 「전·노씨 옥중편지교환설」과 관련, 19일 상오 서울지검에 출두하면서 『대통령께서 생각한대로 답변을 잘해 주었다』며 『재판결과에 크게 만족한다』고 말했다.
○…12·12당시 수경사 30경비단장이었던 장세동피고인은 검찰조사과정에서 『당시 시가전을 벌였더라도 합수부측이 승리했을 것』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관계자는 『장씨가 러시아내전때 체첸 공화국에서 유일하게 건재했던 대통령궁을 예로 들며 「30경비단은 5단계 방첩작전 가운데 최후의 보루」라며 「적의 어떤 공격에도 30일이상 버틸 무기와 식량이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이태희 기자>이태희>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