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표운동 여야고유방식은 옛말/여,관변도움 프리미엄 기대난/야,바람작전 퇴색·경제등 비중/유권자 성향 다양화 원인… 벨트전략 등 상호모방도「개혁·세대교체 벨트」 「청년벨트:그린캠프21」 「해돋이 벨트」 「TK글로리 벨트」. 여야 4당은 15대총선을 맞아 일제히 벨트전략을 새로운 선거기법으로 활용하고 있다. 비슷한 이미지나 연령층의 인물을 한데 묶어 다양한 연계망을 형성하는 벨트전략은 이번 총선의 가장 두드러진 특색중의 하나이다.
그러나 각당의 벨트전략은 저마다 기발한 이름과는 달리 내용에는 차별성이 거의 없다.
이번 총선을 분석하는 선거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정당과 당 지도부 수준에서 펼치는 대전략이나 후보차원의 소전략에서 여야를 구분하기가 매우 힘들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번 총선은 어느 선거때보다 여야간에 상호모방현상이 잦다고 볼 수 있다.
선거전문가들은 15대 총선에서 각당의 대전략은 한마디로 「지역주의」라고 얘기하고 있다. 각당이 표면적으로 내세운 세대교체, 지역교체, 내각제등의 쟁점도 실질적으로 지역주의를 능가하는 전략은 없다.
여론조사기관인 월드리서치 박인주 소장은 『이번 선거는 3김이 마지막 대결을 벌이므로 지역패권주의가 최악의 상황에 이를 것』이라며 『철저히 지역기반에 따라 존재하는 각당이 지역정서에 대한 호소를 포기하고 선거전략을 세울 수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김윤환 신한국당대표와 김종필 자민련총재가 대구·경북지역의 맹주자리를 놓고 끊임없이 공방전을 벌이는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번 선거전에서 달라진 현상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것은 여당에서 찾을 수 있다. 대부분의 여당후보들은 『도대체 야당판에서 선거하는 기분』이라고 고민을 털어놓고 있다. 야당후보들도 『이번선거는 도무지 바람이 일지 않는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또 이들은 특정세대나 계층이 특정정당을 지지하는 경향이 사라져 20∼60대까지 모든 세대와 계층을 상대로 선거운동을 해야한다고 말한다. 이 때문에 여야모두 달라진 선거전 신기류에 잔뜩 긴장하며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경찰이나 안기부가 어디에 있는지 보이지 않는다. 「집권야당」이란 말이 실감난다』(경북의 신한국당 지구당위원장 A씨). 『야당에 대한 정치공세를 펼 수 있는 논리가 무궁무진하다』(신한국당의 서울 B위원장). 관변조직활용이나 관권동원등 과거처럼 여당프리미엄이 존재하지 않으며 야당의 무차별 정치공세에 시달리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의정보고회를 열어도 당원외에는 사람이 모이지 않는다』(국민회의 서울 C의원). 『홍보물 내용도 반정부 구호는 없이 생활여건 개선등 실질적인 방향으로 만들어야 한다』(민주당 D지구당위원장). 과거 야당의 전유물이었던 바람몰이식 선거전략이 어려우며 야당도 정치쟁점외에 경제이슈를 들고나와야 유권자를 납득시킬 수 있다는 뜻이다.
이처럼 여당은 야당쪽으로, 야당은 여당쪽으로 옮겨가는 현상이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선거전문가들은 확고한 「지역주의」의 바탕위에 ▲엄격한 통합선거법의 등장 ▲국민소득 1만달러 시대에 따른 유권자 생활패턴의 변화 ▲정치정보 채널의 다변화 ▲세대·계층간 성향·의식의 다양화등이 생겨났기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손태규 기자>손태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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