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제조업체 등 계열사외 제휴거부/비제조업계열 계약체결 위해 금리인하/“「부익부 빈익빈」 심화 일부 부실화 우려” 올부터 본격 영업에 들어간 할부금융사중 상당수가 취급상품을 확보하지 못해 제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다. 할부금융회사로선 자동차 전자제품 가구등 취급상품확보를 위해 제조업체나 대리점·영업소등과 제휴를 맺어야 하나 이들은 출자 또는 계열관계의 할부금융사와만 거래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제조업체가 주주로 끼여있지 않은 금융기관출자(비제조업계열) 할부금융사는 현재까지 제휴실적이 없어 울상을 짓고 있다.
17일 금융계에 따르면 모은행계열 K할부금융은 현재 대우 기아 쌍용자동차등과 상품취급제휴계약을 체결키 위해 교섭중이나 자동차회사들이 계약을 거부, 단 한건의 제휴도 성사시키지 못한 상태다. 일반적으로 할부금융을 이용하려면 소비자가 대리점 및 영업소에서 할부신청을 하면 되지만 할부금융사와 제휴계약이 안된 제품을 구입할 경우 소비자가 할부금융사를 직접 방문, 중개를 받아야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이 때문에 이 회사는 정상적으로 자동차영업소를 통해 할부신청을 해온 구매실적은 한건도 없으며 거꾸로 할부금융회사를 통해 자동차할부를 신청한 경우만 고작 30여건에 불과하다.
D할부금융도 올해 자동차 1,000대가량을 취급할 예정이나 지금까지 현대 대우 기아자동차 영업소를 통해 겨우 50대가량(약 5억4,000만원어치)만 확보했다. 회사관계자는 『자동차사들은 대부분 할부금융 자회사를 갖고 있어 상품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W할부금융도 주주인 인켈 보루네오 한샘등의 음향기기와 부엌가구등을 취급할 뿐 아직까지 자동차판매엔 손대지 못하고 있다. J할부금융도 농기계 축산기계 중소제조업체와는 제휴계약을 맺었으나 전자제품등은 대기업이 출자한 삼성 LG할부금융에 밀려 취급상품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자동차 제조업체가 출자한 할부금융회사들은 모기업과만 계약을 체결했을 뿐 경쟁업체와는 제휴계약을 맺지 않고 있다. 현재 업체별 할부금융한도는 자본금의 10배인데 자본금규모가 200억∼300억원에 불과, 자동차수요를 감안하면 경쟁업체제품까지 취급할 여력이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할부금융사들은 고객을 먼저 확보한뒤 자동차 영업소나 전자제품 대리점과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무리한 금리경쟁까지 벌이고 있다. 지난해 할부금융이자율은 연 24%를 적용했으나 지금은 연14∼19%로 낮추었다.
할부금융관계자는 『할부금융사, 특히 제조업체가 출자하지 않은 할부금융사는 전략취급물품을 개발해야지만 지금처럼 제조업체들이 계열할부금융사 위주로 영업을 할 경우 물량확보의 「빈익빈 부익부」가 불가피하고 일부 할부금융사는 부실화도 우려된다』고 말했다.<이진동 기자>이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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