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안되는 게 없는 세상이 된지 오래지만 꽃이 3천4백만달러어치나 수입되고 있다는 것은 약간 의외다. 농수산물유통공사가 15일 밝힌 자료에 따르면 지난 90년까지만 해도 1천만달러를 겨우 넘던 화훼 수입규모가 해마다 급증 추세를 보여 지난해에는 3천4백73만달러를 기록하면서 3배 이상 늘어났다. ◆물론 수출도 되고 있지만 그 규모는 4백87톤, 7백83만달러에 불과하다. 꽃 무역에서 적자가 갈수록 늘어나 지난해에는 물량기준으로 수입량이 수출량을 20배 이상 상회했고 금액으로도 4·4배가 많았다. 꽃 수출도 늘어나고는 있지만 그 증가속도가 수입에 훨씬 못미쳐 역조를 줄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지렁이 돌멩이까지 실어 나르며 수출로 경제를 이끌어온 우리나라가 꽃처럼 그리 어려워 보이지 않는 품목에서까지 이렇게 많은 적자를 내고 있다는 것은 한번 생각해 봐야 할 문제다. 재배기술 상품화능력 유통체계 마케팅 등에서 뒤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지만 이런 것들이 극복할 수 없는 여건이라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문제는 수출에 열의가 없어졌다는데 있다. 1만달러 소득에 우쭐해서 이것저것 닥치는대로 수입해다 쓰는 졸부근성도 문제다. 양담배에다 외제차 골프채 외제고급의류 농산물 등 등 외제상품이 수입 홍수를 이루고 있다. 일하고 돈버는 일에는 게으름이 생기고 흥청망청 쓰는데는 재미가 붙어 무역을 하는 거의 모든 품목에서 역조가 벌어지고 있다. ◆적자가 쌓이고 외채가 늘어나는 것보다 경박한 국민성이 드러나는 것 같아 더 부끄럽다. 수천억달러 흑자가 쌓여 고민을 하면서도 이쑤시개 한개까지 정성스럽게 깎아 수출을 하는 일본사람들에 비하면 우리는 선진국이 되기에 아직 수양이 부족한 사람들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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