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트로피 개념도입 예술작품 분석열역학 제2법칙에 따르면 어떤 물리계와 그 주위의 미시적 무질서가 저절로 줄어드는 법은 없다. 엔트로피란 무질서의 양적 척도를 가리키는 물리학적 개념인데 이 책은 그러한 개념을 예술작품 분석의 미학적 틀로 원용하고 있다. 본문은 『질서는 인간 정신이 이해하려는 모든 것에 필수적인 전제조건』이라는 명제로 시작한다. 질서는 모든 구조가 기능하는 데 없어서는 안될 조건이며 질서 없이는 생존할 수 없기 때문에 인간을 비롯한 모든 유기체는 질서를 추구하는 보편적 성향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무질서는 쇠망·해체를 뜻하며 달리 말해 엔트로피의 증가이다.
문제는 현대예술이 구조의 극단적 단순화, 곧 질서를 향해 나아가는 한편 혼돈과 무질서로 치닫는 경향을 동시에 보여준다는 점이다. 정교한 극소형 질서를 추구하다 모든 형태와 색채의 파괴로 전향한 화가 한스 아르프가 대표적이다. 지은이는 상반되는 것처럼 보이는 양 극단이 『사실은 둘 다 똑같은 포기 행위의 징조일 뿐』이라며 『정신적 파탄』이라고 분석한다. 오용록 옮김·전파과학사·6,000원<오미환 기자>오미환>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