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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 전문화(4·11 신기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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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 전문화(4·11 신기류:2)

입력
1996.03.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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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권자 선호·참신” 전문가 인기/법조 60·학계 40·언론계 40여명/군 출신 15명 불과 “시대상 반영”4·11총선에서 나타나고있는 새로운 움직임가운데 하나는 전문가의 진출이 두드러진다는 점이다. 각 정당은 역대 어느 선거때보다 전문가의 확보에 비중을 두었다. 때문에 공천도 그런 방향으로 이뤄지고 있다.

지난 십수년간 각 정당의 공천에서 전문가는 구색맞추기에 불과했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특히 권위주의정권 시절 여당의 공천에서는 군출신과 서울법대출신이 위력을 발휘했다. 이른바 「육법당」이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였다. 반면 야당에서는 투쟁경력이 많은 직업정치인이나 재야인사를 중심으로한 공천구도가 주조를 이루었다.

하지만 이번 총선에서는 이같은 충원그룹들이 눈에 띄게 퇴조하고있다. 단적인 사례로 군출신인사는 14대총선에서 당선자만 30명에 달했으나 이번에는 4당 공천자를 모두 합쳐도 15명에 불과하다. 대신 각분야에서 능력을 발휘한 전문가들이 대거 정치권 진입을 시도하고있다.

이러한 현상은 기본적으로 유권자의 기호가 변화하고있다는 사실을 반영한다. 각정당은 군출신이나 정치권 인사로는 선거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는 판단을 하고있다. 전문가그룹의 출마희망자들도 이런 사회분위기에 기대를 걸고 과거 어느때보다 적극적으로 총선에 나서고있다.

특히 이들은 상당수 지역에서 선전하고있어 15대국회에서는 상대적으로 전문가집단의 목소리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같은 현상이 특정집단의 이익을 대변하는 차원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정치권의 역할이 변하고있는 만큼 전체적으로는 전문적인 경력을 쌓은 인사들의 국회진출이 입법활동의 생산성 제고에 기여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이번 총선에서 가장 두드러진 전문가집단은 법조계이다. 숫자상으로는 기업인출신이 더 많지만 기업인의 정계진출은 과거에도 적지않았기 때문에 새로운 현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14대총선때 법조인 출마자는 무소속을 합쳐 38명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법조인출신 출마자가 60여명에 이르고 있다. 김기춘 김도언 정형근 안상수 유제인 강창웅 이사철 홍준표 최연희 송훈석(이상 신한국) 이영복 한기찬 신기남 천정배 유선호(이상 국민회의) 홍성우 조명원 송성욱(이상 민주) 이재훈 고순례 변호사(이상 자민련) 등 대부분 이번에 처음 정치권에 발을 들여놓은 인사들이다. 여기에 무소속 출마자를 합치면 법조출신은 정치권에서 최대규모의 전문가집단으로 자리잡을 공산이 크다.

각료나 관료출신인사는 과거에도 많았지만 이번 총선의 전문화기류를 타고 더욱 부각되고있다. 홍재형 전 경제부총리 김기재 전 총무처장관 한리헌 전 청와대경제수석 등 여당후보가 대부분이지만 허남훈·이재창 전 환경처장관 등 야당후보로 출마해 선전하는 인사도 있다.

학계출신도 적지않다. 장을병 권철현 최한수 양성철 나필렬 손민교수등 각당에서 공천된 47명의 학자출신 출마자들이 금배지를 노리고 있다.

언론계 출신도 상당수 진출하고 있다. 각당 통계에 따르면 박성범 이윤성 맹형규 김충근 정동영 심재철씨 등 43명의 언론계 출신인사가 출마하게된다.

전문가출신들이 선거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둘 것인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다만 정치권에 대한 유권자의 기대가 점차 전문성을 요구하는 방향으로 바뀌고있다는 사실은 이번 선거에서 뚜렷하게 확인되고있다.<정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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