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받으니 갑자기 훌륭한 국민된 기분”/“작년 10억수입 3억세금… 번돈 부모님께 다드릴 생각”/중3때 첫 영화출연 사춘기 감수성 못누려/편안한 옷처럼 신뢰 줄수있는 연기자가 꿈□대담 박내부 문화2부장
톱탤런트 김혜수(26)가 「조세의 날」에 성실한 소득신고와 세금납부를 한 공로로 대통령표창을 받았다. TV드라마, 영화, CF등에서 건강하고 밝고 현대적인 이미지로 사랑을 받고 있는 그의 연기활동과 경제생활, 사적인 계획등을 들어본다.<편집자주>편집자주>
―수상을 축하합니다. 연기자로서 이미지도 밝고 생활도 성실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수상을 하니 기분이 새로울 것 같습니다.
『연예인들은 소득이 공개되기 때문에 자동적으로 세금을 성실하게 납부하게 되지요. 상 받기 전에는 별로 국가를 의식하지 않았던 것 같은데, 다른 수상자들과 자리를 함께 하니 기분이 무척 좋았어요. 갑자기 내가 훌륭한 국민이 된 기분도 들었구요』
―수입은 어느 정도이며 지출과 저축은 어떤 방식으로 하고 있습니까.
『수입이 얼마인지 정확한 액수는 모릅니다. 지난해 대략 10억원 정도를 벌었고 3억원 정도를 세금으로 냈습니다. 내가 관리하기엔 너무 큰 액수고 연기에 전념하기 위해서라도 어머니께 모든 걸 맡기고 용돈을 받아 쓰고 있어요』
―TV드라마와 영화, CF중 어느쪽 수입이 가장 큽니까.
『CF수입이 가장 크고 영화, TV순입니다. CF를 많이 찍는 편입니다. 대학 2학년 때 CF를 많이 찍었는데 그때는 「시청자에게 식상하다는 느낌을 주거나 너무 상업적이라는 이미지를 주는 것은 아닌가」하고 고민을 했습니다. 그러나 CF에서도 긍정적인 이미지를 전달하고 있으므로 크게 잘못된 것은 아니라는 쪽으로 생각을 정리했지요. 연예인은 어차피 보여주는 직업이 아닌가요.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한다는 기분으로 CF도 하고 있습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제가 쌓은 이미지가 CF에서의 개런티 수준을 결정해 주게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어느쪽 수입이 가장 보람 있습니까. 많이 벌어서 어디에 쓰나요.
『일해서 받는 돈이므로 보람은 같습니다. 많이 벌어서 많이 쓰는 편이지요. 나중에 나를 건강하게 키워준 보답으로 부모님께 다 드릴 생각입니다』
―인터뷰를 하기 전에 김혜수씨 스크랩을 봤더니 나이를 먹으면서 점점 예뻐지고 있는 것 같더군요. 연기에서도 발전하고 있다는 걸 느끼나요.
『예쁘게 봐줘서 고맙습니다. 난 세련되게 멋을 낼 줄 아는 스타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아마 점점 예뻐지고 있다는 것은 제가 스스로 편하게 느끼게 되었기 때문일 겁니다. 한동안 내가 공인이라는 사실을 갑갑하고 불편하게 느꼈던 적이 있었습니다. 연기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맡은 배역이 몸에 맞는 옷처럼 편하고 자연스러운 것이 좋은 연기이겠지요. 나이가 들면서 인생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고 연기도 발전하는 거라고 생각하지요』
―처음 연기를 할 무렵에는 유명인에 대한 선망같은 게 있었나요.
『우연한 기회에 CF를 찍었고 중3때 처음으로 영화에 출연했습니다. 그전에는 TV나 영화같은 매체에 둔감한 편이었고 연예인에 대해서도 잘 알지못했었죠. 만약 연기를 안했다면 무척 평범하게 살았을 거고, 그런 식의 삶도 괜찮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연기인이었기 때문에 사춘기때 겪었을 법한 감수성도 누려보지 못했습니다. 대학에 진학하고 뒤늦게 방황을 했는데 「인생이 뭔가, 연기가 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가」등에 대해 많이 고민했었죠』
―당시 그런 고민을 해결하고 지나갔습니까.
『내 인생에서 연기가 차지하는 의미를 어느 정도 찾은 것 같습니다. 이를 테면 연기를 통해 내 인생이 풍부해지길 바란다는 정도죠』
―어떤 유형의 연기자가 돼야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나요.
『존경하는 연기자는 있지만 꼭 그대로 닮아야겠다는 생각은 없습니다. 대중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연기자가 된다면 좋겠지만 그건 무척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연기에서 어떤 것이 가장 힘들게 느껴집니까.
『자신의 경험을 넘어서는 배역이 어렵습니다. 아무리 배역을 열심히 분석하고 깊이 생각해도 제 나이나 인생경험을 크게 뛰어넘는 연기는 하기 힘들지요. 제가 잘 모르는 부분을 연기해야 할 때면 발성법이나 대사등 이론에 매달리게 되지만 결국 개성없는 연기만 나오게 됩니다』
―요즘 연예인들이 받는 CF 개런티가 너무 높은 것 아닌가요. 연기자들이 드라마, 영화처럼 힘이 드는 작품 보다 돈을 쉽게 많이 벌 수 있는 CF를 지나치게 선호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연예계 발전을 위해서는 바람직한 일이 아닐 것 같은 데요.
『미국의 경우 CF보다 영화 개런티가 훨씬 높다고 합니다. 확실히 CF모델에게 지나치게 많은 개런티를 주는 것은 비정상인 것같아요. 하지만 그렇게 된데는 이유가 있을 겁니다. 구조적 모순이든지…. 또 연기보다 CF를 더 선호하는 연기자에 대해 비난하기도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개인 가치관의 문제니까요』
―연기생활 10년이 넘었는데 기억에 남는 배역은 어떤 것입니까.
『TV 데뷔작인 「베스트극장」(MBC)의 「인형의 집」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중학생 때였는데 벽지국민학교 여교사 역을 맡았었죠. 87년에 찍은 「사모곡」(KBS2)은 작품에 몰입해 드라마와 실제를 구별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작품이 끝난 뒤 출연진이나 스태프들과 헤어져야 한다는 생각에 많이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작품을 대하는 순수한 마음은 나이가 들면서 조금씩 사라지는 것같아 아쉽습니다. 영화에도 애착이 많은데 특히 기억에 남는 작품이 92년에 찍은 「첫사랑」입니다. 현재 하고 있는 드라마 「짝」(MBC)도 무척 즐겁게 일하는 작품입니다』
―태권도를 잘 한다던데….
『국민학교 5학년 때 시작해서 대학교 3학년 때 3단 승단심사에 합격했습니다. 태권도를 배운 것은 정말 잘한 것 같아요. 어려운 훈련을 통해서 스스로를 극복하는 힘을 기를 수 있었거든요. 마음이 여린 편인데 태권도 덕분에 정신적으로 강해졌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어떤 어려운 일이 닥쳐도 그다지 어렵다고 느끼지 않게 됐습니다』
―태권도를 한 손이 생각 보다 꽤 예쁘군요.
『(웃으며) 내 손은 농사 짓는 손같이 퉁퉁하고 못 생겼는데…』◎남편감은 자유·창조적 직업 “OK”/하루 5∼6시간 잠… “쉬는날 없죠”
―금방 시집갈 계획은 없나요. 남편 직업은 어떤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까.
『좋은 사람이 나타나면 시집가야지요. 직업은 자유롭고 창조적인 일이 좋겠구요. 컴퓨터나 영상매체쪽, 작가나 화가등 예술가도 괜찮겠는데요』
―하루 일과를 소개해 주시죠.
『매일 스케줄에 따라 달라집니다. 오늘은 상오10시부터 MBC에서 「짝」연습과 리허설을 했습니다. 점심 먹은 뒤 스튜디오 녹화하고, 하오 6시부터는 다음회 연습을 했죠. 하루 평균 5∼6시간 잡니다. 거의 쉬는 날이 없죠』<정리=김동선 기자>정리=김동선>
▲70년 부산출생
▲85년 태권도 CF모델로 데뷔
▲85년 「깜보」로 영화데뷔
▲86년 백상예술대상 신인상, 93년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 수상
▲동국대 연극영화과 졸업, 성균관대 대학원 언론정보학과 재학 중
▲주요출연작:TV드라마=「사모곡」(KBS2) 「장미빛인생」(MBC)「한지붕 세가족」(〃)「연애의 기초」(〃)등, 영화=「어른들은 몰라요」「오세암」「첫사랑」「닥터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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