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수 등 무주공산서 대접전신도시와 구도시가 혼재한 안양 동안갑은 출사표를 던진 5명의 후보중 4명이 정치 새내기여서 정치신인들의 무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언론인 출신 2명, 유명 대중가수·약사·사회운동가 출신 각 1명등으로 후보들의 경력이 다양한데다 신설구로 현역의원이 없어 저마다 금배지를 장담해 「기자대 비기자, 30대와 60대의 결투장」으로 불린다.
현재까지의 지역분위기로는 신한국당이 「야심작」으로 내놓은 심재철전MBC기자와, 가요 「하숙생」의 주인공인 국민회의 최희준씨, 수도권매립지 운영조합의장을 지낸 자민련 가재춘씨의 3파전으로 압축되고 있으나 뒤늦게 뛰어든 언론인출신의 민주당 최병권씨의 선전도 변수다.
80년 서울의 봄 당시 서울대 총학생회장으로 학생운동을 이끌었던 심씨는 참신성과 도덕성을 앞세워 저변을 훑고 있다.
5공청문회와 기자경력으로 젊은층에 대한 지명도는 상당하다고 판단, 주공략대상을 중장년층으로 잡고 있다. 광주출신으로 여당을 택한 그에겐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활발한 유세활동을 할 수 없는 것이 부담이다.
최희준씨는 설명이 필요없는 대중가수로 김대중총재가 역점을 기울여 영입한 인물. 서울대 법대를 나와 한평생 대중가수의 길을 걷고 있는 그는 30%에 달하는 호남표와 여성, 장년층 표만 훑으면 당선은 무난하다고 여기고 있다.
평소에 많이 따르는 후배가수들의 지원과 누구보다도 지명도가 높다는 점등이 그의 힘이다.
친분이 두텁던 이인제경기지사와 등을 돌리고 신한국당에서 자민련으로 말을 갈아탄 경기도의원 출신의 가재춘씨는 「지방정치인의 중앙정치무대 진출」이라는 단계론을 내세우며 유권자의 20%가 넘는 충청표와 안양약사회의 도움을 은근히 바라고 있다.
서울대 경제학박사로 경제전문기자였던 최병권씨는 안양지역 청년변호사·의사모임인 「안양시민포럼」을 이끌며 이들의 지원과 반 DJ표를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줄곧 신한국당 조직책을 맡아오다 심씨에게 자리를 내준 김일주씨도 88년부터 닦아온 고정표와 동정표가 상당하다고 주장하며 표밭갈이에 전력해 다크호스로 부상하고 있다.<김진각 기자>김진각>
◎대전 유성/녹색바람 잔잔 풍향 예측불허/대덕단지 의식 신인들 대거 출전
대덕연구단지를 끼고 있는 대전 유성구는 비충청권출신 유권자가 60%를 넘어 「대전의 섬」으로 불린다.
이런 까닭에 6·27지방선거에서 거세게 몰아쳤던 자민련바람도 위력을 잃어 대전에서 유일하게 민주당후보를 당선시켰다.
여야 모두 정치신인을 공천한 것도 이런 특성을 감안했다. 특히 유권자의 40%에 이르는 아파트촌 표의 향배가 결정적 변수가 될 전망이며 그만큼 승부도 예측불허이다.
현재는 신한국당 신현국씨, 자민련 조영재씨, 민주당 이병씨등이 선두그룹을 형성하는 가운데 최근 국민회의가 공천한 이대형씨가 뒤늦게 추격을 하고 있는 상황이며 3∼4명의 무소속후보도 가세할 예정이다.
청와대 공보비서관과 동아TV부사장을 지낸 신씨는 대전고동문을 중심으로 조직을 새롭게 다지며 「인물론」을 무기로 삼고 있다.
『여당후보가 당선돼야 농촌·과학·관광산업의 기능융합과 조화를 실현하는 지역개발에 앞장설 수 있다』는 논리로 자민련바람을 차단한다는 전략이다.
총리실 관리관을 지낸 조씨는 충청권출신 주민들의 압도적 지지를 기대하며 생활정치를 중점강조, 서민층을 공략하고 있다. 지역토박이인 그는 현정부의 실정과 충청인의 자존심을 부각시키고 있으며 최근에는 자민련바람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아파트단지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한국형경수로」 개발책임자였던 민주당 이씨는 신선한 이미지를 무기로 『과학자출신 의원이 나와야 대덕연구단지를 개선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연구단지를 집중 공략하고 있다.
그는 인접선거구인 대덕구 김원웅 의원과 함께 「3김청산」구호등으로 자민련바람을 극복한다는 전략이다.
국민당위원장을 지낸 국민회의 이씨는 「청년에게 희망을, 여성에게 참여기회를, 서민들에게 복지를」이라는 슬로건 아래 15%선에 이르는 호남유권자를 기반으로 지지층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그는 구청장이 국민회의로 당적을 옮겼다는 점도 간접적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있다.
이밖에 국민회의 공천에서 탈락한 김태룡 전 의원도 무소속으로 출마할 예정이고 자민련공천에서 밀려난 판사출신의 박충순 전 의원도 「무당파국민연합」간판으로 도전한다.
또 박상록 전 충남대예술대교수, 유관석씨, 유병수씨등도 무소속으로 출마할 것으로 알려졌다.<김광덕 기자>김광덕>
◎울산 울주/여세지역 여부 “이번에 판가름”/공단근로자 많아 「울산정서」 변수
울산 울주는 농어촌과 온산공단등 공장지대가 혼재된 선거구일 뿐 아니라 점차 울산일대 공단근로자들의 주거지로 변해가는 독특한 지역이다. 더구나 12만1천여명의 유권자중 외부 유입인구가 40%를 넘어 표밭성향을 분석하기 매우 힘든 곳이다. 특히 14대 총선에서 국민당 후보를 3명이나 당선시켰던 울산 특유의 기질을 감안할때 「경남은 신한국당 텃밭」이라는 고정관념이 이곳에서도 그대로 적용되리라고 보기 어렵다.
현재의 구도는 신한국당 김채겸 의원과 민주당 권기술씨의 맞대결로 판이 짜여가는 인상이다. 여기에 국민회의 김의곤씨, 자민련 이광우씨, 무소속의 김영해씨가 가세하고 있다. 그러나 화제는 역시 재선을 노리는 김의원과 4번째 출마하는 권씨의 재대결 향방.
김의원은 관·재계의 화려한 경력을 내세우며 높아진 유권자 의식에 기대를 걸고 있다. 울산시에 통합된 울주군 발전에 필요한 막대한 예산을 따내기 위해 영향력 있는 인물이 국회에 진출해야 한다는 논리이다. 하지만 14대 당선 이후 선거구민과의 접촉이 적어 유권자 흡인력이 약하다는 게 약점으로 지적된다.
권씨는 울산 야당의 불씨를 꺼뜨리지 않기 위해 여당공천을 물리쳤다는 지조론을 들고 나왔다. 자신이 「실전정치 전문가」라는 그는 『정치는 정치인이 해야 한다』며 농·어촌지역을 누비고 있다.
그동안 쌓은 득표력에다 동정여론이 합쳐지고 있어 승산은 충분하다는 게 그의 주장. 그러나 최근에 많이 이주해온 근로자들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변수이다.
시장선거에 출마했던 무소속 김영해씨는 울산제일중 등의 학연과 다양한 경력을 바탕으로 선전하고 있다는 평이다.<손태규 기자>손태규>
◎동대문 을/「2천표차 징크스」 또다시 관심/김영구 의원 5선길에 “줄이은 복병”
서울 동대문을은 아파트촌이 별로 없고 오래된 주택들이 밀집된 지역이다. 공식적인 통계는 없지만 대략 서민층이 70%에 달하고 호남출신이 30%를 웃도는 것으로 관측된다. 때문에 전반적으로 야당정서가 강한 편이나 조직과 인물론을 앞세운 신한국당의 김영구 의원이 13, 14대때 내리 당선됐다.
현재 구도는 5선고지를 향해 달려가는 김영구 의원을 국민회의 김창환 전 의원이 추격하는 것으로 압축된다. 그러나 민주당 김성식씨, 자민련 권승욱씨 등 30대 후보들이 참신성을 내세우며 거세게 도전하며 선거구도를 신구대결로 몰아갈 방침이어서 복잡한 양상이 전개될 수도 있다. 또한 13, 14대때 불과 2천여표 차이로 낙선한 고광진씨의 무소속 출마여부도 주요변수중 하나다.
김영구 의원은 사무총장 원내총무 정무장관 등 주요 당직을 두루 섭렵한 「거물」이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그는 5선이 되면 중앙무대에서 뭔가 큰 승부를 도모하겠다며 인물키우기를 호소하고 있다. 아울러 상습침수를 해결하는 등 그동안 해온 지역개발도 강점중의 하나다.
김창환 전 의원은 뒤늦게 출발, 초반에는 열세였지만 현 시점에서는 「현 정권의 실정을 심판하자」는 슬로건이 먹혀들고 있어 접전국면에 들어갔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북 성주출신으로 20년이상 전농동에 살고 있는 그는 토박이표, 대구·경북표, 호남고정표를 묶으면 승산이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학생운동권의 리더였던 김성식씨는 「바꿔보자」는 슬로건 아래 젊은 정치, 새 바람을 일구는 참일꾼의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있다. 김씨는 김영구, 김창환씨를 구세대로, 자신을 개혁적 신세대로 대비시킨다는 전략. 권승욱씨도 젊은 이미지를 내걸며 신구대결을 부각시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권씨는 지하철 버스정류장 등에 나가 인지도를 높이는 작업을 하고 있으며 장안평자동차시장 서민주택을 집중적으로 누비고 있다.<이영성 기자>이영성>
◎보성·화순/저마다 물고 물리는 “군대항전”/공천싼 후유증으로 황색텃밭 “몸살”
보성·화순은 호남에서 몇안되는 관심지역구중에서도 가장 예측을 불허하는 열전지대이다. 복합선거구의 소지역대결 구도에다 국민회의의 공천후유증이 겹쳐 판세가 어떻게 돌아갈지 쉽사리 점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신한국당은 보성출신인 이용식 변호사를 공천했고 국민회의는 막판까지 공천경합을 계속했던 유준상 의원과 한영애 당무위원을 모두 탈락시키고 화순출신의 박찬주 변호사를 전격 발탁했다. 이로써 크게는 보성·화순의 군대항구도가 형성됐지만 보성에서 유의원이 무소속출마를 준비중이고 화순에서도 국민회의 낙천자인 정완기씨가 무소속으로 출사표를 던져 구도가 복잡해졌다.
신한국당은 이변호사에게 호남교두보확보를 기대하고있다. 그는 14대총선에서 전남지역에서는 드물게 44·7%의 득표를 했다. 8년동안 꾸준히 지역구를 관리해온 것도 큰 밑천이다. 문제는 별 연고가 없는 화순지역 공략이다.
국민회의 박변호사는 4선의원을 제치고 공천을 따낸 여세를 몰아 새인물이미지로 승부를 건다는 복안이다. 김대중 총재의 특별지원도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공천후유증 극복이 과제이다. 가까스로 화순조직은 인수했으나 보성조직은 유의원이 버티는 바람에 완전히 새로 판을 짜야할 형편이다.
유의원은 박변호사가 보성에 발도 못붙이게 하겠다고 벼르고있다. 유의원은 지역에서 자신에 대한 동정여론확산을 기대하면서 공천파동으로 중단했던 의정보고대회를 재개하는등 칼을 갈고있다. 그러나 현지 분위기는 썩 좋지않은 것같다.
화순에서 만만찮은 고정표를 가진 정완기씨의 무소속 출마는 총선에 상당한 변수가 될 수있다. 그는 화순 1천세대, 보성 8백세대에 이르는 하동정씨 문중표가 자랑이다.<이계성 기자>이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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