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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세지는 양안위기­중·대만사태 미 대선까지 불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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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세지는 양안위기­중·대만사태 미 대선까지 불똥

입력
1996.03.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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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 “백악관 딜레마” 판단 공세개시/“대중 우유부단” 여론 클린턴 곤혹해리 트루먼 대통령(1945∼53년)이후 미국 대통령선거의 중요한 이슈중 하나는『소련, 혹은 러시아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였으나 올해의 가장 중요한 이슈는『중국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밥 돌 상원 원내총무는 12일 「슈퍼 화요일」예선에서 빌 클린턴대통령의 외교정책에 집중포화를 퍼부으면서 중국­대만사태를 거론하기 시작했다. 그는 『중국이 대만을 향해 미사일 발사훈련을 하는 것은 클린턴대통령이 취임이후 3년간 중국을 물렁하게 대했기 때문이며 중국은 지금 클린턴을 시험하고 있다』고 공격했다.

「슈퍼 화요일」을 계기로 본격적인「클린턴 공세」에 들어간 돌 후보측은 앞으로도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거론할 게 분명하다. 클린턴행정부가 이번 사태에 대한 대응책을 놓고 심각한 딜레마에 빠져 있다는 사실이 공화당에는 호재일 수 밖에 없다.

한동안 바닥세를 기록하던 클린턴 대통령의 인기가 지난해부터 다시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는 이유는 그의 외교적 성과 때문이다. 중동 평화, 보스니아 내전 종식, 북한 핵동결이라는 3대 업적은 불가능해 보이던 그의 재선을 거의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얼마전 쿠바의 민항기 격추사건이 터졌을 때 공화당은 「클린턴 외교」를 공격하려고 한껏 별렀으나 클린턴 대통령이 그동안 반대하던 쿠바제재 법안에 선뜻 서명함으로써 김이 빠졌었다.

그러나 중국 문제는 상황이 다르다. 이번 사태가 아니라도 중국의 자체 인권상황, 미국에 대한 지적 재산권 침해, 대이란 화학무기 공장설립지원등 미국정부가 곤욕을 치러야 할 사안을 중국은 끊임없이 만들어 내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들은 민주당 정권의 「우유부단」에서 기인한다는 지적이 적지않은 공감대를 이루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공화당으로서는 중국에 대한 강력한 외교정책을 내걸고 클린턴을 궁지에 몰아넣자는 심산이다. 11월 대선과 중국의 등소평(덩샤오핑) 이후는 시기적으로 맞물릴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공화당은 계산하고 있을 것이다.

◎러시아의 입장/대중관계 개선·패권주의 견제 “두마리 토끼 잡기”/“내정문제이나 평화해결 기대” 공식논평

대만 해협의 긴장상태를 주시하고 있는 러시아의 심정은 자못 착잡하다

국경선을 맞대고 있는 중국을 불필요하게 자극하지 않으면서 동북아 지역의 패권이 중국에 넘어가지 않도록 해야하는 러시아로서는 처신이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 그리고리 가라신 외무부 대변인이 12일 『러시아는 이번 사태를 중국의 내정문제로 규정한다』며 『당사자들이 가까운 시일내에 건설적인 대화를 갖고 사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를 바란다』고 논평한 것도 러시아의 고민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보리스 옐친 대통령은 4월 올해의 첫 공식 해외방문지로 북경(베이징)을 선택할 정도로 중국과의 관계개선에 상당한 비중을 두고 있다.그는 북경에서 강택민(장쩌민) 중국 국가주석과 극동지역의 국경선 확정문제를 매듭지을 계획이다. 특히 그는 6월 대선을 앞두고 이를 외교분야의 주요 성과로 부각시켜 유권자들의 표로 연결한다는 방침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러시아가 중국을 자극하는 등 섣불리 잘못 대응할 경우 옐친 대통령의 방중이 무산될 위험이 있다. 또 대만해역의 위기가 끝없이 지속될 경우 옐친 대통령의 방중 의미가 퇴색될 수 밖에 없다. 알렉산드르 파노프 외무차관이 이번 사태로 옐친 대통령의 방중일정이 바뀌지 않을 것이라며 쐐기를 박은 것도 이 때문이다. 그렇다고 박은 것도 이때문이다. 그렇다고 러시아가 중국의 대대만전략을 지지할수도 없다. 동북아지역에서 패권을 추구하는 중국이 달가울리 없기 때문이다.

결국 러시아가 「대만은 중국의 일부」라는 기존의 입장에서 당사자간의 평화해결을 촉구한 것은 이번 사태로 역내 힘의 균형이 무너지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막으려는 조치로 해석할 수 있다.러시아 정부의 향후 대응도 이러한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모스크바=이진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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