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러시아 고급 사립교 대인기/부모 높은 교육열·공립교 질저하 여파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러시아 고급 사립교 대인기/부모 높은 교육열·공립교 질저하 여파

입력
1996.03.13 00:00
0 0

◎학생 8∼9명당 교사 1명·전문분야 초빙/컴퓨터 게임룸·수영장 등 시설도 “호화”최근들어 러시아에서 서방식 고급 사립학교의 인기가 상종가를 치고 있다. 부모의 높은 교육열과 국내 치안악화, 재정난에 의한 공립학교의 질 저하등이 고급 사립학교가 인기를 끄는 원인이다.

모스크바 중심가에 있는 사립학교 「리제르(지도자)」는 학생들의 부모 직업을 대외비로 취급한다. 150여명의 학생들이 몸값을 노린 인질극 등 각종 범죄로부터 벗어나 공부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모스크바 서부교외에 위치한 「피닉스」제트스키 사드(유치원)는 최고급 시설을 자랑한다. 실내에는 각종 교육시설외에 수입 레고 장난감으로 가득찬 놀이방과 컴퓨터 게임룸이 있고 수영장도 갖춰져 있다. 어린이들은 유치원에서 철갑상어알을 곁들인 아침식사를 하고 발레와 음악, 미술, 영어등을 배운뒤 일반 어린이들이 구경도 못한 고급 장난감으로 시간을 보낸다.

리제르와 피닉스의 자랑은 어린이들을 가장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교육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학생 8∼9명당 1명꼴로 교사를 보유하는 것은 물론 일정 수의 경호원을 고용하고 있으며 수시로 음악, 미술등 전문분야 교사를 외부에서 초빙한다.

문제는 교육비다. 고급 사립학교의 교육비는 연 최저 3,000만루블(6,500달러)에서 4,800만루블(1만달러)에 이른다. 그러나 시장경제 도입으로 상당한 재력을 갖춘 신부유층들은 앞다투어 고급 사립학교를 찾고 있다. 일부 학교는 정원 및 시설부족을 이유로 입학신청을 거절하고 있다. 유치원에서부터 11학년까지 무료교육에 익숙해져 있는 일반인들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고급 사립학교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보다 공립이 더 이상 자녀의 안전을 보장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교육의 질도 현저하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외에 영어와 수학, 미술, 음악등 전문분야 교육을 위해 외부 선생님을 초빙, 체계적으로 교육한다는 장점도 고려됐다.

러시아에 사립학교가 등장한 것은 92년. 구소련의 붕괴로 정부의 자금지원이 줄어들면서 공립학교가 재정난으로 문을 닫았고 이 자리에 사립학교가 들어섰다. 사립학교는 이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현재 600여개교에 달한다. 이 가운데 모스크바에만 절반인 300여개가 몰려 있다.

사립학교의 종류는 다양하다. 대부분은 「김나지움」으로 불리는 일반사립학교로 월290만루블(600달러)안팎의 수업료를 받는다.

이에 반해 공립학교는 재정난으로 선생님의 확보마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과거 15명 안팎이던 한 학급의 학생수가 20∼25명으로 늘었고 교육의 질도 눈에 띄게 떨어졌다. 정부의 교육예산도 지난 몇년간 전체예산의 2%선에 머무르고 있다.<모스크바=이진희 특파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