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속 세계 3위 갑부 일 쓰쓰미가/불륜·반목 등 치부와 영광 드러났다일본의 쓰쓰미 요시아키(제의명) 세이부(서무)그룹 회장(61)은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발표한 95년도 세계 3위의 갑부다. 그러나 그의 재산은 발표대로 90억달러가 아니라 220억달러쯤 된다는 게 정설이다. 세이부철도와 프린스 호텔체인은 물론 수백만평의 미개발지까지 갖고 있는 세계최대의 부동산재벌이다.
대부분의 일본인들은 그를 잘 알고 있지만 스포츠광에 지독한 구두쇠라는 것 외에 그와 그의 집안 내력을 제대로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러나 최근 영국인 일본전문가 레슬리 다우너가 뉴욕에서 「형제들: 일본 최고 갑부가문의 감춰진 세계」를 출판, 쓰쓰미가의 불륜과 반목과 영광이 백일하에 드러났다.
쓰쓰미가의 입지는 세이부그룹 창업주인 쓰쓰미 야스지로(제강차랑)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1909년 19세때 고향 논을 저당잡히고 빌린 5,000엔을 달랑 들고 상경, 섬유주식에 투자하면서 성공을 거듭한다. 그러면서 아내와 딸을 처가로 내쫓고 여직원과 동거 끝에 첫 아들을 얻는다. 그러나 이 여자도 쫓아버리고 대학 출신의 신식여자와 결혼한다.
1923년 간토(관동)대지진 때는 도쿄(동경)시 재건사업에 참여, 떼돈을 번다. 「청춘사업」에도 재능을 발휘, 한 은행가의 세 딸과 동시에 관계를 가지면서 차남 세이지(제청이·전세존그룹 회장)와 차녀를 얻는다. 이 은행가의 셋째딸 마사오를 「공식 첩」으로 삼아 친자식이자 처조카인 이들 두 아이를 키우게 하면서 친구의 딸인 쓰네코도 첩으로 삼는다.
현 세이부그룹의 회장 요시아키는 바로 쓰네코가 낳은 아들이다. 그의 「공식자녀」는 7명이지만 실제로는 훨씬 많다. 53년에는 중의원 의장에 선출되기도 한다.
세이부그룹의 후계자는 원래 장남 기요시였다. 그러나 나약하다는 이유로 유산상속 포기각서를 쓰고 떠났다. 두번째 후계자인 차남 세이지는 유능했으나 대학때 공산주의서클에 가입, 극우 보수주의자인 아버지의 눈밖에 났다.
세이지가 백화점 1개와 호텔 2개만을 물려받고 쫓겨난 반면, 아버지를 맹목적으로 숭배한 3남 요시아키는 후계자로서 거의 전재산을 물려받는다. 그런만큼 두 이복형제는 서로를 사갈처럼 대했다.
세이지는 절치부심, 「자수성가」를 시작한다. 88년 인터컨티넨탈사의 호화호텔 98개를 인수, 호텔부문에서 동생을 앞지르기도 하지만 이때 얻은 빚을 감당 못해 90년 세존그룹 회장직에서 전격적으로 물러난다.
요시아키는 스키·골프·스케이트·수영장은 물론 세이부 라이온스 전용 야구장 등을 무지막지하게 짓기 시작했다. 스키장과 산악호텔에서 천문학적인 이익을 냈다.
요시아키가 어느날 형의 그룹까지 「꿀꺽」함으로써 쓰쓰미가를 재통일할 것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이광일 기자>이광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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