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 제해권 의식… 충돌 가능성 희박미국과 중국의 무력시위가 대만해협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양국의 힘겨루기가 실제 무력충돌로 비화할 공산은 희박하지만 양측은 주력함대를 위시한 대규모 군사력을 대만해협 인근에 집결, 앞으로 태평양의 해상 주도권을 의식한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우선 중국 해군의 주축인 3개함대중 남해·동해 함대의 주력 구축함들은 이미 중국과 대만을 가로지르는 대만해협 중앙선 인근에서 비상 초계중이다. 특히 대함미사일을 장착한 동해함대의 명급 구축함 3척과 프리깃함 5척, 러시아제 킬로급 잠수함 4척이 12일부터 개시된 합동실탄 훈련을 지원하기 위해 복건(푸젠)성 부근 해역에 급파돼 있다.
홍콩 언론들에 따르면 이들 중국 해군 함정들은 대함·대지 미사일 발사훈련과 더불어 대만상륙을 가상하고 21일부터 전개될 15만 지상병력의 대규모 상륙훈련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남해 함대소속 정보수집용 초계함이 미 7함대소속 항모의 동태를 파악하기 위해 인근 해역을 정찰중이다.
중국 공군은 러시아에서 도입한 최신예 수호이 27전폭기를 포함해 독자개발에 성공한 섬8기 등 2백50∼3백대 규모의 전폭기를 동원시켰다. 이같은 군사력 투입은 대만을 위협하는 한편 미 7함대를 의식한 무력시위 성격을 띠고 있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이에 맞서 미국은 베트남전 이후 최초로 이 지역에 인디펜던스-니미츠 연합 항모전단을 투입해 대중 견제에 나섰다. 현재 7함대소속 인디펜던스 항모는 10여척의 호위함을 거느린 채 대만 북동부 영해 밖에 대기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조만간 니미츠 항모가 합류하면 중국의 무력시위는 일단 그 위력이 반감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F14 전폭기등 총 1백70여대의 항공기를 탑재한 두개의 항모전단이 8백가량 떨어진 지점에 위치해 있더라도 이들 전단의 작전범위는 대만 해협은 물론 중국 동남부까지 포함된다.
58년 금문(진먼)-마조(마쭈)사태때 미 7함대의 무력시위에 굴복, 수모를 당했으나 냉전이후 새로운 강대국으로 등장한 중국과 태평양의 제해권을 결코 양보할 수 없는 입장인 미국이 이번에 다시 세대결을 벌이게 된 셈이다.<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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