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향 반영 신제품 이미 “봇물”… 재계 큰관심「본화편정」. 최근 재계 마케팅팀들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새로운 소비자트렌드다. 80년대이후 소비자의식의 큰 줄기를 이어온 중후장대 경박단소 미창유감등을 대체하는 개념으로 다가오고 있다.
80년대 초반이 비싸고 크며 웅장한 것을 최고로 여기던 중후장대의 시대였다면 80년대 후반은 워크맨 붐에서 보듯 슬림 미니 콤팩트를 기조로 한 경박단소의 시대였다. 90년대들어서는 감성적 소비가 주류를 이루면서 미창유감이 기본 개념으로 맹위를 떨치고 있다. 획일성을 거부하는 신세대를 앞세운 미창유감의 물결은 다품종소량생산 체제를 가져왔다.
2000년을 앞둔 소비자들의 의식은 본화편정이라는 새로운 흐름을 타고 있다. 이미 이 4가지 특징을 토대로 한 제품들이 나타나 새 시대의 개막을 알리고 있다.
우선 본은 기본회귀 현상을 의미한다. 첨단기술과 신제품만이 아니라 고전과 전통에 눈을 돌리고 화려한 것 대신 간단하고 단순한 제품을 선호하는 것이다. 탱크주의로 돌풍을 일으켰던 대우전자의 가전제품이 대표적 사례로 꼽히고 있다.
화는 조화의 추구를 말하며 중용이라는 동양철학에 기본을 두고 있다. 개성과 사회융합의 중간, 즉 너무 튀지 않지만 너무 똑같지도 않은 것이 제품선택의 기준이 된다. 전통과 기능의 결합으로도 설명된다. 사물놀이와 재즈의 결합등 문화부문에서 많이 시도되고 있으며 김치냉장고나 한국형 구이방식의 그릴등 가전제품들이 이를 대변한다.
편은 시간과 공간을 보다 가치있게 쓰기 위한 편의지향성을 뜻한다. 생활유지에 필요한 활동을 최소화함으로써 보다 부가가치가 높은 활동에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겠다는 것이다. 이삿짐포장센터 꽃배달서비스 심부름센터등과 가전제품의 복합기능상품들이 대표적이다.
정은 가족이기주의가 아닌 보편적인 인간애에 대한 관심을 말한다. 「관계」의 따스함을 겨냥한 상품과 서비스가 점차 고개를 들고 있다. 기업들이 공익봉사활동에 나서고 결제액의 일부를 불우이웃돕기나 동문기금에 내는 카드들이 등장했다. 각종 동우회의 결성과 공동탁아사업등도 이와 무관치 않다.
삼성소비자문화원의 조은정과장은 『최근 고객을 위한 가치창조, 고객만족 고객감동등의 기업모토에서 보듯 우리나라에도 소비자주도의 시장형태가 시작됐다』면서 『기업들의 마케팅은 당분간 이 4개의 개념을 적절히 조합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이재렬 기자>이재렬>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