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는 얼마전 쌀값 소값과 대학등록금을 비교한 자료를 내놓고, 농촌에서 자녀를 대학에 보내기가 점점 힘들어진다는 것을 알린 적이 있다. 그 자료에 의하면 30년전인 65년에는 쌀 10.7가마나 소 0.8마리 값이면 1년치 사립대학 등록금을 낼 수 있었으나, 95년에는 쌀 46.8가마나 소 2.3마리를 팔아야 했다. 65년 국.공립대학 1년 등록금은 쌀 6.2가마나 소 반마리 값이면 됐으나, 95년에는 쌀 20.3가마나 소 1마리 값이었다.65년 쌀 1가마(80㎏)는 3,210원, 소(400㎏) 1마리는 4만699원, 대학신입생 1년 등록금은 국.공립1만9,800원 사립 3만4,320원이었다. 95년에는 쌀 1가마 11만5,380원, 소 1마리 235만2,619원, 1년등록금은 국.공립 234만4,000원 사립 539만8,000원이었다. 30년동안 쌀은 35.9배, 소는 57.8배, 대학등록금은 118.4배∼157.3배 올랐다.
그러나 95년 학비만해도 옛날얘기다. 올해 각 대학들은 등록금을 평균 14%나 올려서 의대와 일부 공학.예체능계에서는 한학기 등록금이 500만원을 넘어섰다. 올해 사립대 등록금은 인문·사회계열 300만∼400만원, 이학·공학 400만∼500만원, 약학·의학 450만∼550만원 선이다.
대학입시 경쟁이 워낙 치열하다보니 우리는 그동안 어떻게 공부를 잘해서 합격하느냐, 과외비가 얼마나 드느냐에 신경을 썼을 뿐 대학등록금을 따질 겨를이 없었다. 대학에 못붙어서 문제지, 합격만 하면 무슨 문제냐는 식이었다. 집이 어렵더라도 좋은 대학에 합격만 하면 아르바이트로 얼마든지 학비를 벌 수가 있으므로 돈이 없어서 대학에 못간다는 것은 옛날얘기라고 생각해왔다.
그러나 이번에 인상된 사립대 등록금 액수를 보니 학부모들의 허리가 휘겠다는 실감이 난다. 하숙비까지 들어갈 경우 1년에 최소한 1,000만∼1,500만원이 필요한데, 농촌에서나 도시에서나 엄청난 부담이다. 자녀들의 대학등록금을 내주는 직장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서민층과는 거리가 먼 얘기다.
사립대 등록금이 너무 높다는 주장도 있고, 그렇지 않다는 주장도 있다. 그동안 운동권 학생들 눈치보느라고 올려야 할 등록금을 못 올렸으므로 현실화해야 한다는 말도 있다. 이제는 대학입시에서 눈을 돌려 등록금 문제도 따져봐야 한다. 등록금이 계속 올라갈 수밖에 없다면 교육의 질은 어떻게 되며, 장학금은 얼마나 늘어나고, 가난한 학생들은 어떻게 학비를 마련하는지 따져봐야 한다. 한학기 등록금이 500만원이라니, 깜짝 놀라는 사람들이 많다.<편집위원>편집위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