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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학에도 “가격파괴”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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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학에도 “가격파괴”바람

입력
1996.03.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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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학생들 유치위해 등록금 인하 확산일로/로체스터대 5,000불내려 합격점수 34% 올려/명문사립대도 인상폭 축소속 예의주시미국 대학에 등록금인하 바람이 불고 있다. 그간 일부 대학들이 사안에 따라 등록금을 할인해온 예는 가끔 있어왔지만 요즘처럼 인하를 선언하는 대학 숫자가 눈에 띄게 늘어나는 것은 새로운 현상이다. 이같은 흐름은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져 가는 경제계 일반의 「가격파괴」선풍과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다.

대학들의 등록금 인하목적은 물론 보다 많은 학생들을 유치하는데 있다. 즉 자녀들의 등록금이 중산층 가계에 적지않은 부담이 된다는 점에 착안, 이들 가정의 학생유치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미다. 실제로 대학들은 등록금인하를 통해 보통학생은 물론 우등생들까지 끌어들이는 의외의 수확을 올리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미국의 각 가정에서 대학을 선택하는 요인중에는 등록금 수준이 다른 요인에 비해 4대1의 비율로 중요하게 고려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등록금인하로 가장 큰 재미를 본 대학은 단연 뉴욕주 로체스터대를 꼽을수 있다. 이 대학은 지난해 뉴욕주 거주자나 동창생 자녀들을 대상으로 1만5,000달러에 달하는 등록금을 5,000달러나 인하하는 파격적인 조치를 단행했다. 그 결과 응시생들 가운데 뉴욕주민이 21%, 동창생자녀는 25%가 각각 늘어났다. 응시생들이 증가함에 따라 신입생들의 합격점수도 34%가 향상돼 예년에 비해 훨씬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로체스터대외에도 매사추세츠주의 9개 주립대학등이 금년들어 5∼10%, 오하이오주의 머스킹검대가 29%, 노스 캐롤라이나의 웨슬리언대가 23%씩 등록금을 내렸다. 이밖에 아이오와주의 월도프 대학,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의 미국제대학등은 이미 지난해 등록금인하를 단행했었다. 그런가하면 22개 캠퍼스를 갖고 있는 캘리포니아 주립대학의 경우 금년도 등록금을 인상하지 않았으며 미시간 주립대와 라이스 대학은 지난해 수준에서 동결했다.

등록금을 인하하는 대학들은 세칭 일류대에는 속하지 않는다. 지역에서 중·하위권으로 분류되는 사립대학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관계전문가들은 미국사회가 대학교육비 절감이라는 보다 구조적인 변화의 과정에 들어선 것만은 사실이라고 진단한다.

일류대학들은 여전히 등록금을 올리고 있지만 예년에 비해 인상폭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현재 미국 사립대학의 평균 등록금은 연간 1만 8,000달러 수준이다. 그러나 최근들어 많은 수의 대학들이 등록금인하 경쟁을 벌이고 있는 만큼 명문사립대들도 이같은 추세를 따르지 않을까하는 조심스런 전망도 나오고 있다.<뉴욕=조재용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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