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친지로부터 백화점에 스케이트를 사러 갔다가 허탕쳤다는 말을 듣고 새삼 격세지감을 느낀 적이 있다. 그러고 보니 백화점이나 거리에서 대형 스키매장은 눈에 많이 띄어도 스케이트점은 한번도 못 본것 같다.국민소득 1만달러시대에 돌입한 우리의 레저는 급속도로 고급화하고 있다. 이제는 볼링장도 서울의 강남 부촌에서는 재미를 못봐 외곽이나 중소도시로 이전하는 추세라고 한다.
지난해 골프장의 경우 내장객 600만명을 돌파했고 스키장 이용자는 89∼90시즌 57만명에서 94∼95시즌 273만명으로 거의 5배로 늘었다. 95∼96시즌에는 강원에 성우리조트, 휘닉스파크 두 대형 스키장이 새로 문을 열어 전국 스키장이 11개로 늘었으니 300만명을 훨씬 넘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이상한 일은 많은 스키장들이 적자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하루에 3만원짜리 티켓을 사 들고서도 리프트를 타기 위해 장사진을 친 사람들을 보면 분명 떼돈을 벌것 같은데 스키장측은 시설관리비용과 인건비 부담때문에 많게는 한해 100억원까지 손해를 본다고 설명한다.
그들이 억울해 하는 부분은 세금이다. 주수입원인 리프트요금을 보면 성인의 경우 3만원을 받고 있지만 30%정도가 체육진흥기금과 특별소비세 교육세 부가세등으로 떨어져 나가 실제 스키장 수입은 2만원이 조금 넘는다는 것이다. 결국 사치업종으로 분류해 부과하는 과다한 세금으로 업주와 이용객 모두 손해보고 있다는 설명이다. 요즘 스키를 타면서 사치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느냐는 반문은 수긍이 간다.
물론 골프와 스키는 그동안 비용이 만만치 않은데다 환경파괴의 주범으로 찍혀 거부감이 있었던게 사실이다.
무주의 97동계유니버시아드 코스는 덕유산, 용평의 99동계아시안게임 코스는 발왕산의 훼손이 불가피해 진통을 겪다 결국 대회지원을 위한 특별법 제정으로 본격 개발에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기왕 자연훼손이라는 큰 대가를 치르고 만든 시설이라면 보다 많은 사람이 찾아와 이용하고 건전하게 즐길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정부의 뒤떨어진 행정이 대중의 레저욕구에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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