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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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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6.03.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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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민정부 출범을 전후한 시기에 한참 요란했던 경제위기론이 요즘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총선에 묻혀 잘 들리지는 않지만 여기저기서 심상찮다는 소리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경기가 너무 빨리 식어가는데다 물가조짐이 불안하고 무역적자 역시 계속해서 폭증하고 있기 때문에 걱정을 안 할 수 없는 형편이다. ◆외채가 급속히 늘어 8백억달러에 육박하면서 어느새 1천억달러를 바라보게 된 것도 불길하게 느껴지는 대목이다. 실패의 상징이었던 남미국가들도 1천억은 잘 넘기지 않았었는데 우리같이 땅도 좁고 자원도 빈약한 나라가 그렇게 많은 빚을 걸머지게 됐으니 정부가 아무리 괜찮다고 말해도 걱정이 안될 수 없다. ◆가장 기분 나쁘게 들리는 것은 멕시코 처럼 될지도 모른다는 경고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94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한 멕시코가 준비도 없이 국제화 개방화 자유화를 서두르다가 페소화 폭락등 금융위기를 자초했던 것처럼 우리도 잘못하면 핫머니의 대거유입으로 부동산 주식투기등 거품경제의 열병을 앓게될지 모른다고 경고하고 있다. ◆OECD가입이 아니더라도 지금 경제상황은 고물가 불황(스태그플레이션)을 초래할 가능성이 많다. 지난해까지 지속된 엔저호황기간중 우리는 경쟁력강화를 위해 해놓은 일이 별로 없다. 고임금 고금리 고지가등 고비용구조는 오히려 더 악화됐다. 호황의 여름을 베짱이 처럼 노래하고 놀며 세월 다 보내고 이제 추운 겨울을 맞게 된 것이다. ◆반도체 자동차 철강 조선등 수출 주력부문에서 빨간 불이 계속 켜지고 있지만 지금와서 갑자기 무슨 신기한 대책이 나올 수는 없는 일이다. 이제라도 정신을 차려 겨울 날 궁리를 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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