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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해협의 미사일파고(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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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해협의 미사일파고(사설)

입력
1996.03.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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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타이완)해협이 극도로 긴장되고 있다. 바로 오늘부터 대만을 겨냥한 중국측의 대규모 미사일 발사훈련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대만해역의 파고가 거세지면서 불안이 가중되고 있어 같은 역내국가인 우리 역시 깊은 관심과 우려를 갖지 않을 수 없게 한다.지난해 7월 이등휘(리덩후이)대만총통 방미가 계기가 되어 촉발된 양안관계의 악화는 그동안 4차례의 중국측 군사무력시위(훈련)와 두차례의 대만측 시위라는 예상치 못한 사태를 몰고 왔다. 그러나 이번의 중국측 미사일 훈련은 가장 강도가 높은데다 목표지점이 대만의 주요항구를 중심으로 육지의 바로 코 앞이라는 점에서 불안감이 늘고, 서로 유사시에 대비하는 사태로까지 발전되어 가고 있다.

대만측이 군에 특급경계령을 내렸는가 하면 자국의 12해리 영해가 침범당했을 경우 즉각 반격하겠다고 밝히고 있고, 중국측 역시 이에 응수해 여차할 경우 전쟁발발의 위협까지도 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5일 북경(베이징)에서 개막된 전인대와 때를 같이해 이같은 훈련계획이 발표된 후 미국은 깊은 우려 표명과 함께 중국측에 자제해줄 것을 정식으로 요청했고, 의회에서는 대만이 피해를 입게 될 경우 지원한다는 계획까지도 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의 이번 훈련 역시 23일에 있을 총통대선을 전후해 더욱 고조되어 가는 독립기운을 봉쇄하며 대만의 후견인 역인 미국에 대해 경고한다는 뜻이 있다.

그러나 각국이 염려하고 있는 것은 중국측의 이번과 같은 「모험」들이 자칫 잘못하면 실수를 저지르면서 뜻하지 않던 피해와 충돌의 도화선이 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 때문이다. 특히 미사일의 기술적 문제나 조작원의 탄도입력 실수, 강풍 등과 같은 기상이변으로 목표지점을 벗어난다든지 육지에 떨어질 경우 그 피해는 예상할 수 조차 없다.

실제로 지난해 7월의 대대만 미사일 훈련때도 한발이 목표로부터 2백해리를 벗어난 적이 있고, 최근 실시한 통신위성로켓 발사때는 20초만에 폭발하는 사례도 있었다는 것이다.

그동안 미국 이외에도 많은 국가에서 이번 훈련에 대한 우려표명과 함께 중국측의 자제를 요청했다. 일본도 최근의 정상회담을 통해 이 뜻을 전했고 홍콩, 심지어 프랑스도 동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사태로 지적한 바 있다.

그러나 아직 우리 정부는 중국에 대해 이렇다할 권유나 요청의 태도를 표명하지 않고 있다. 우리의 황해와 연결되어 있고, 직접 우리의 상황과도 연관되는 이 사태에 응당 우리의 목소리가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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