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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주가와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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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주가와의 전쟁”

입력
1996.03.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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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수출계약·엄청난 순익발표 불구 계속 하락/무상증자·자사주취득 등 모든 수단 동원 방어나서삼성전자가 추락하는 자사 주가를 떠받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대규모 수출계약보도나 엄청난 순익발표에도 주가가 계속 하락하자 이례적으로 기업설명회를 열고 대규모 무상증자를 전격 실시하는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주가방어에 나서고 있다. 특히 4일에는 발행주식의 3%에 달하는 주식을 자체 매입하겠다는 자사주취득계획까지 발표했다. 자사주취득이란 기업이 자기 주식을 시장에서 사들이는 것으로 주가하락을 막는 마지막 수단중 하나. 삼성전자가 추락하는 주가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는 것이다.

93년말만 해도 주당 6만원대에 불과했던 삼성전자주식은 하락을 모르는듯 상승만을 거듭해 지난해 11월7일에는 17만1,000원까지 치솟았다. 전직대통령 비자금파문으로 증시가 침체될 때도 삼성전자주만은 상승세를 유지했다.

그러나 11월7일 미국 메릴린치증권사의 반도체경기 전망보고서가 발표되면서 분위기는 급반전됐다. 반도체가 공급과잉으로 가격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이 보고서때문에 삼성전자 주가는 열흘 가까이 곤두박질해 14만원선까지 하락했다. 주가가 오를 기미를 보이지 않자 삼성전자는 12월7일 『미국의 대형 컴퓨터사와 650억달러규모의 수출계약을 했다』고 발표하면서 주가떠받치기에 나섰다. 11일에는 1기가D램의 설계 및 공정기술개발에 성공했다는 내용을 밝혔으며 자사주를 취득하기 위해 자사주 펀드에도 가입했다.

이로 인해 잠시 진정기미를 보이던 주가는 2월6일 1차때와 비슷한 내용의 메릴린치 2차보고서가 나오자 다시 떨어지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이틀후 기업설명회를 열어 『반도체경기가 어둡지 않으며 특히 삼성전자의 주가는 기업내용에 비해 저평가돼 있다』는 홍보전으로 맞섰다. 14일에는 1,200억원을 들여 자사주 67만주를 사들이겠다고 밝혔으며 22일에는 31%에 달하는 무상증자를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백약이 무효」로 되살아날줄 몰랐고 주가와의 전쟁은 아직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하락세는 메릴린치증권사의 보고서가 도화선이 됐으나 전반적인 국내 증시침체와 무관치 않다. 삼성전자는 국내 최대 제조업체로의 자존심을 살리고 좋은 조건으로 해외에서 금융을 조달하기 위해 주가관리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이 회사관계자는 『기업내용으로 미루어 주당 30만원대가 적정하다. 회사로서는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다해 주가를 올릴 것』이라고 여전히 전의를 과시했다. 삼성전자의 다음 수가 주목된다.<이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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