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유학파 출신 시장경제·친서방주의자메수트 일마즈(48) 터키 조국당 당수가 4일 과도정부 총리인 탄수 실레르 정도당 당수와 연정구성에 합의, 91년에 이어 두번째로 총리직에 오르게 됐다.
지난 총선에서 제1당이 된 회교원리주의세력 복지당의 집권을 막기 위해 부득불 견원지간인 실레르 총리와 손을 맞잡고 「오월동주의 선장」을 맡게 된 것이다. 사실 일마즈는 당초 복지당과 연정을 모색하다 군부와 재계의 압력에 못이겨 정도당과 연정을 구성할 정도로 실레르와는 숙적관계다.
일마즈는 앙카라대 사회학부를 졸업하고 독일의 콜로뉴대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유학파라는 이력에 걸맞게 자유시장경제와 친서방 노선을 지향하고 있다.
기업체에서 일하다 조국당 창당 멤버로 정계에 입문한 그는 83∼91년 외무장관과 정부대변인등 요직을 두루 거치면서 터키의 대표적 신세대 정치인으로 부상했다.
91년 치열한 당내투쟁을 거쳐 당수직을 차지한 뒤 같은 해 총리직에 올랐으나 조기총선에서 패해 해를 채 넘기기도 전에 총리직을 내놓아야 했다. 총리로서 뚜렷한 업적을 남길 틈조차 없었던 짧은 집권기간이었다.
일마즈가 「적과의 동침」이라는 불편한 상황속에서 80%에 달하는 인플레와 사유화부진 등으로 질척대는 경제를 부흥시켜 정치지도자로서 화려하게 재기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윤순환 기자>윤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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