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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종합청사 산증인 38년 수문장인생 마감/안정오 방호실장 퇴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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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종합청사 산증인 38년 수문장인생 마감/안정오 방호실장 퇴직

입력
1996.03.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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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하루도 결근없이… 모신 총리만 25명광화문 정부종합청사의 산증인 안정오(67) 방호실장이 4일 38년간의 수문장 외길인생을 마감했다. 그는 58년 12월 국무원 사무국(현 총무처) 관리과 고용원으로 채용돼 현 지위(별정6급)에 이르기까지 단 하루 결근없이 정부종합청사를 묵묵히 지켜왔다. 모신 국무총리만 25명, 장·차관까지 합하면 500명이 훨씬 넘는다.

아침 7시면 어김없이 출근해 종합청사를 한바퀴 돌아보는 것으로 일과를 시작했던 그는 화재나 도난사고가 한번도 없었던 것을 가장 큰 보람으로 여긴다. 4일 퇴직과 함께 이수성 국무총리로부터 옥조근정훈장을 받고 『주윗분들의 도움으로 별다른 사고없이 근무하다 그만두게 돼 기쁠뿐, 별다른 감회는 없다』며 쏟아지는 시선을 쑥스러워했다.

안씨는 지난 시절의 비화를 묻자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일도, 묻어둔 일도 없다』며 이내 굳게 입을 다문다. 30년간의 수위장 생활에서 체득한 단단한 자기단속에는 쉽게 건드리지 못할 엄정함이 배어 있다.

그러나 그에게도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총리가 있다. 70년말부터 71년중반까지 6개월 가까이 모셨던 백두진 총리이다. 길지 않은 재임기간이었지만 마주칠 때마다 따뜻한 말을 잊지 않고 건네 주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엘리베이터 안내양이 있어 총리들을 직접 모시지 않지만 이전에는 현관에서 집무실까지 안내를 했다.이러다 보면 총리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많았다.

안씨는 별정직이라 본인이 원하는 한 근무연장이 가능하지만 퇴직을 자원했다. 『남들이 아쉽다고 생각할 때 그만두는 게 가장 좋다』는 생각에서다.

평북 강계가 고향인 그는 통일이 되면 부인과 출가한 2남2녀를 데리고 고향땅에 가보는 것이 소원이다. 불우한 사람들에게 봉사하며 그날을 기다릴 생각이다.<홍희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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