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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통신바둑 예절 지키자

입력
1996.03.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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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설하거나 「하수」 무시·불리하면 일방적 중단 등/「얼굴없는 대국」 악용 결례행위 비일비재 “골머리”컴퓨터통신을 이용한 통신바둑인구가 늘면서 바둑예절이 사라지고 있다. PC와 모뎀만 갖추면 멀리 떨어진 사람과 대국할 수 있는 온라인 바둑은 「얼굴없는 대국」일 뿐 대화, 복기는 물론 관전, 훈수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그러다보니 실제 바둑같으면 있을 수 없는 결례행위가 비일비재하게 벌어진다. 욕을 해대거나, 불리해지면 일방적으로 대국을 중단하고 도망간다든가, 멋대로 무르는 등 눈살이 찌푸려지는 일이 많다. 최근 천리안 하이텔등 컴퓨터통신의 바둑게시판에는 「통신바둑의 매너를 확립하자」는 주장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천리안바둑동호회의 발언대에 오른 31세 남자애호가(KOH8848)의 사연. 『며칠전 참지 못할 수모를 당했다. 상대는 내가 10초이상만 생각하면 「빨리 두라」 「대강대강 생각하라」고 안달이었다. 꾹 참았는데 자기쪽 상황이 불리해지자 갑자기 온갖 욕을 퍼붓고 그냥 나가버렸다. 다음날 다른 사람과 대국할 때는 전날 그 친구가 관전을 하러 들어오더니 나에게 「돌대가리」라며 괴롭혔다. 바둑은 서로 예의를 갖추면서 두는 법인데 어떻게 이럴 수가 있나』

또 다른 이용자 A1515씨는 『「무적9」라는 사람과 호선으로 대국했다. 그 친구는 계가단계에서 일방적으로 살아 있는 내 돌을 사석으로 처리하고는 그냥 나가버렸다. 그 결과 무려 229집 차이로 불계패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하이텔 바둑동」의 한 사용자도 『불리해진 상대방이 아무 말도 없이 도망가 버려 당황한 적이 있다』며 『수시로 무르거나 물러놓고 인사도 없는 사람등 무례한 사람들을 바둑판에서 영원히 추방하자』고 주장했다.

「하수」무시에 대한 불만도 높다. 10급이라는 천리안사용자 H4893씨는 『상수들이 대국하기를 거부해 섭섭하고 서럽다. 처음부터 잘 둔 사람이 어디 있나? 상수님들! 부디 한 수 가르쳐 준다 생각하시고 접바둑이 좀 재미없다 하더라도 너그럽게 신경 좀 써 주시오』라는 글을 띄웠다.

한국기원 관계자는 『아시아권은 물론 미국 유럽등 전세계 50여개국의 사용자들이 인터넷을 통해 국제바둑을 두고 있다』며 『심한 결례는 자칫 나라망신이 될 수도 있다』고 통신바둑애호가들의 각성을 촉구했다.<변형섭 기자>

◎통신바둑 에티켓/대국전 인사교환·불쾌한 언사 사용금지

하이텔이나 천리안등에서는 하루 평균 1,000판 이상의 통신대국이 벌어지고 있다. 통신바둑을 즐기려면 바둑예절을 지켜야 한다. 한국기원은 다음과 같은 5가지를 지킬 것을 권장하고 있다.

①대국 시작 전에 인사를 주고 받는다=일반대국에서 대국시작전 인사를 나누듯이 『안녕하십니까』등의 말로 예의를 갖추는 것이 좋다.

②패배가 확실하면 불계패선언을 한후 대국을 종료한다=통신바둑의 가장 큰 결례는 대국중 아무 말도 없이 통신을 끊어 버리는 것이다. 전화선의 불량등으로 대국이 중단될 경우 재빨리 재접속을 시도, 대국을 마무리지어야 한다. 상대방도 대국자가 재접속할 때까지 기다려 주거나 일시정지상태로 만들어 놓고 상대방에게 메시지를 남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③상대방이 조작실수를 한 경우 착수를 보류한다=대국하다 보면 아무리 고수라도 마우스 조작 실수등으로 인해 잘못 착점을 할 때가 있다. 이때는 상대방에게 「???」표시를 보내거나 무를 수 있는 시간을 주기 위해 잠깐 기다려 주는 아량이 필요하다.

④불쾌한 언사를 사용하지 말자.

⑤남의 대국에 무단침입하지 말자=인사도 없이 들어와 다른 사람들의 대국을 관전하면서 쓸데없는 잔소리를 하거나 훈수를 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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