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남아돌고 금리 상대적높아 자금운용에 어려움/“수신줄이고 여신늘리자” 여·수신금리 모두 낮춰금융기관 등에 자금이 남아돌면서 금융기관이 거액예금을 받지 않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29일 상호신용금고업계에 따르면 은행 보험 등의 대출세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신용금고는 자금운용이 어려워 신용금고별로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1억원이상의 거액예금은 받지 않고 있다.
서울지부의 S금고는 26일 영업이사의 친척인 A씨가 23억원을 예금하겠다고 찾아왔으나 자금운용이 어렵다는 이유를 들어 예금창구를 제1금융권으로 돌리도록 설득, 결국 예금을 받지 않았다.
또 다른 S금고 O사장은 얼마전 친분있는 모은행 임원으로부터 신탁자금 50억원을 금고에 예치해달라는 부탁을 받았으나 예금을 거절, 되돌려 보냈다. 이 신용금고는 현재 20억∼30억원의 콜자금을 받고 있으나 소유채권 만기가 되는 3월에 100억∼150억원의 여유자금이 생겨 어쩔 수 없이 거액자금을 되돌려 보내고 있다는 것이다.
이때문에 전국 236개 신용금고의 전년 1월 대비 수신증가율은 10.7%로 지난해 같은 기간 수신증가율 25.6%보다 무려 14.9%포인트가 줄었다. 또 자금운용이 안돼 여신증가율도 11.1%로 지난해 같은 기간 21.7%보다 10.6%포인트나 하락했다.
1월말 현재까지 전체 신용금고의 수신은 27조6,329억원인데 비해 여신은 26조3,148억원에 그쳐 여유자금은 무려 1조3,181억원이나 된다.
신용금고는 이때문에 수신을 줄이고 반대로 여신은 늘리기 위해 여·수신금리를 모두 낮추고 있다. 수신금리는 1∼0.5%를 낮게 해 오히려 은행의 복리신탁보다 조금 낮은 12.5∼13.5%로 운용하고 있으며 여신금리도 17.5%정도에서 지금은 대부분의 신용금고가 14∼15.5%로 내렸다.
상호신용금고 연합회 김경길 서울지부장은 『전에는 돈이 생기기가 바쁘게 서로 가져다 쓰려고 했는데 요즘은 주식및 부동산시장 침체에다 신규투자도 활발치 않아 돈을 쓰려는 데가 없다』며 『또 규제금리가 풀리면서 여신경쟁에서도 은행권에 밀려나 마땅한 자금운용처를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의 신용금고가 거액예금을 선뜻 받아들일 수 없는 형편에 있다』고 말했다.<이진동 기자>이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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