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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초등학교로 재탄생/국교 명칭 55년만에 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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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초등학교로 재탄생/국교 명칭 55년만에 퇴장

입력
1996.03.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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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잔재 청산” 90년 공식 문제제기/서명운동·국회청원… 작년 개칭 결정일제가 제정해 55년간 사용된 「국민학교」라는 명칭이 3·1절을 기해 일제히 「초등학교」로 바뀐다. 초등교육기관 명칭에서 일제 잔재를 떨쳐내고 민족주체성을 찾기까지 해방 후 50여년이라는 긴 세월과 뜻있는 이들의 지난한 노력이 필요했던 것이다.

우리나라 초등교육기관의 첫 이름은 1894년 갑오경장 직후 신식교육체제 도입과 함께 붙여진 「소학교」였다. 이 명칭은 1908년 의무교육기관임을 강조하는 「보통학교」로 대체돼 일제의 한반도 강점 이후에도 계속 사용됐다.

그러나 민족말살정책을 펴던 일제는 1938년 조선교육령을 개정해 「보통학교」라는 이름을 버리고 식민지지배에 도움이 되는 기초소양을 가르친다는 의미인 「심상소학교」로 개명한다.

이후 1941년에는 칙령 제148호를 내려 황국신민으로서 일본을 위해 희생해야 한다는 통치 이데올로기의 주입을 강조하는 「국민학교」로 명칭을 변경했다. 이 명칭은 해방 후에도 일제 잔재로 인식되지 못한 채 계속 사용돼 왔다.

「국민학교」라는 명칭에 대해 문제가 제기된 것은 80년대말. 국어학자 교육학자 사학가들 사이에서 민족자주성을 찾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대두됐다.

공식적으로는 90년 교육정책자문회의와 중앙교육심의회 등에서 이 문제가 거론된 것이 최초이다. 특히 한국외국어대 박창희교수가 중심이 돼 「국민학교 명칭개정을 위한 협의회」를 발족시키고 지지자 3만여명의 서명을 받아 국회에 93년부터 지난해 4월까지 4차례의 청원을 접수시키는등 활발한 활동을 전개했다.

지속적인 캠페인에 힘입어 지난해 6월 여론조사에서는 교육관계자의 73%, 일반인의 61.9%가 명칭변경에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명칭으로는 「초등학교」가 「기초학교」 「어린이학교」 「새싹학교」 「소학교」 「보통학교」 등 다른 대안들보다 많은 지지를 얻었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지난해 8월 마침내 「국민학교」를 「초등학교」로 바꾸는 역사적 결정을 내렸다. 교육부는 이때부터 29일까지 20억8천여만원을 들여 현판 직인 교기 등을 교체하는 작업을 벌여 1일부터 공식적으로 명칭이 바뀌게 된 것이다.<이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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