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 77돌 맞아 아들 집필 러시아어 원고 공개/손녀,보훈처 기탁 곧 번역출간/임정총리시절 등 연대별로 기술/레닌 면담 내용도… 미공개사진 등 귀중한 사료 평가상해임시정부 국무총리를 역임한 성재 이동휘 선생(1873∼1935)의 항일투쟁사 및 생애를 선생의 아들이 러시아어로 직접 기록한 서적이 우리말로 번역돼 곧 출간된다. 77주년 3·1절을 하루 앞둔 29일 공개된 선생의 전기는 구소련 우즈베크 공화국에 살다 88년 81세로 작고한 선생의 아들 영일씨가 러시아어로 써서 81년 탈고한 것이다.
이 원고는 지난해 8월 광복50주년을 기념해 귀국한 선생의 친손녀이자 영일씨의 외동딸인 리 루드밀라씨(63)가 선생 일가의 미공개 사진 3점과 함께 가져와 국가보훈처에 기탁했다. 보훈처는 그동안 이원고를 면밀히 검토한 끝에 귀중한 사료로 평가, 번역이 끝나는 대로 출간할 예정이다.
16절지 48장에 빽빽이 기술한 선생의 전기는 집필동기를 적은 서문 2장과 본문 46장으로 구성됐다.
81년 10월15일자로 탈고돼 자필서명한 서문에서 영일씨는 『저명한 혁명가인 아버지 이동휘의 탄생 1백주년(1973년)을 맞으면서 아버지의 비범함과 애국심을 기리는 책을 서술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고 밝히고 있다. 그는 또 『아버지가 일제에 대항해 어떻게 투쟁했는지를 한국과 러시아에 널리 알리기 위해 책을 출간하려 한다』며 『후손들이 이 책을 읽고 그들의 아버지와 할아버지들이 일제강점기에 어떻게 투쟁했는지를 조금이라도 알 수 있게 된다면 나의 목적은 달성된 것』이라고 적었다.
영일씨는 이어 본문에서 어릴적 「이독립」으로 불렸다는 선생의 ▲빈한한 출생 ▲서북학회 조직(1908년) ▲한인사회당 결성(1918년) ▲상해 임시정부 국무총리 취임(1919년) ▲레닌과의 면담(1922년) ▲타계(1935년) 등 주요 역정을 연대기 순으로 기술했다.
영일씨는 1907년 연해주에서 태어나 선생의 타계 두해후인 37년 스탈린의 한인 강제이주 때 우즈베키스탄 호레슴주 구를렌스키구역으로 옮겨갔다. 그 곳에서 농사를 지으면서 아버지에 관한 자료정리에 평생을 바쳤다. 말년인 85년에는 소련 공산당중앙위의 주선으로 중앙아시아의 한인들을 대상으로 부친에 대한 강연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이동휘 선생은 함남 단천군의 빈한한 가정에서 태어나 국내와 연해주 등에서 사회주의 운동과 항일투쟁을 펼치다 62세를 일기로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병사했다. 선생은 지난해 광복 50주년을 맞아 뒤늦게 건국훈장 대통령장이 추서됐다.<조철환 기자>조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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