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공작기계등 47개 내년 1월 무더기로 풀려/“대기업 시장잠식에 큰타격 우려” 관련업계 비상중소기업보호를 위해 정부가 지정한 「중소기업고유업종」중 47개업종이 내년 1월을 기해 무더기 해제될 예정이어서 관련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시장개방에 대비해 경쟁력있는 업종을 우선 해제한다는게 정부의 설명이지만 지정순서대로 해제해온게 그동안의 관례여서 자생력을 확보하지 못한 업체로서는 걱정과 불만의 소리가 높을 수밖에 없다.
대표적 해제업종은 인쇄 침장 지함 가방 공작기계 비누 핸드백등이다.
연간 시장규모 2조원의 인쇄업은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지금도 위장계열사나 별도법인형태의 대기업 시장잠식이 업계의 심각한 고민거리인데 고유업종이 해제되면 10%정도로 추산되는 잠식비율이 더욱 급속히 늘어날 것이라는게 업계의 관측이다.
10조원의 내수시장을 갖고 있는 지함(종이상자)업계는 고유업종해제를 결사반대하고 있다. 200여 업체중 대부분이 종업원 5∼100명내외로 영세한데다 시장의 30%가량을 20여 대기업이 장악하고 있어 고유업종해제는 곧 중소업체도산을 의미한다는 위기감이 강하다. 지함업은 특히 다른 업종과 달리 수요자가 대부분 제약업계와 대기업이어서 이들에게 시장진입을 허용하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꼴」이라는 주장이다.
이불·요등을 생산하는 침장업계는 소량다품종이란 특성상 대기업 참여는 쉽지 않으리란 판단이지만 최근 D그룹에서 적극적으로 진입의사를 밝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기존 업체들은 이 기업에 공문을 보내 시장진출을 자제해줄것을 요청했으나 어느정도 받아들여질 지는 미지수다.
94년에 고유업종에서 해제된 전등기구나 스포츠용구의 경우 대기업의 시장점유율이 부쩍 늘어 골프공이나 전등안정기는 거의 대기업이 장악한 상태다.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성락중사업지원과장은 『고유업종 해제로 적잖은 피해가 우려되지만 별다른 대책이 없다는게 더 문제』라며 『타격이 큰 품목에 대해서는 부분해제등으로 업계를 배려하는 정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황유석 기자>황유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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